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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보인 레슬링 새 규칙’재미있어졌네’

선 보인 레슬링 새 규칙’재미있어졌네’

입력 2013-06-04 00:00
업데이트 2013-06-04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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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룰이네요. 일단 점수가 많이 나오잖아요?”

레슬링 2013년 세계선수권대회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이 열린 4일 서울 중구 흥인동 충무아트홀 대체육관.

빼곡히 들어찬 선수와 각 팀 코치진의 함성 속에 선수들은 경기 시작과 동시에 공격적으로 맞부딪혔다.

시간이 지날수록 숨소리는 거칠어졌지만, 그보다 커진 코치들의 독려에 맞춰 경기는 더 격렬해졌다.

올림픽 재진입에 사활을 걸고 확 바꾼 레슬링의 규칙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경기에 적용됐다. 지켜본 이들은 대부분 확실히 재미있어졌다는 평가다.

새로 바뀐 규칙의 핵심은 세트제를 없애 3분 2회전의 총점제로 돌아가고, 패시브제도를 수정해 보다 공격적인 경기 진행을 유도하는 데 있다.

여기에 테이크다운이나 굴리기 기술의 점수를 페널티로 얻는 점수보다 높도록 수정해 더 많은 기술이 나오도록 했다.

새로운 규칙들은 이번 대회에서 당장 눈에 보이는 변화를 만들어냈다.

6분의 경기를 통틀어 총점이 높은 선수가 이기는 제도인 만큼 선수들은 한 점이라도 더 따내려 적극 공격을 시도했다.

보통 정상급 선수들의 경기에서는 서로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다가 작은 점수로 결과가 나는 경우가 많았으나, 이날은 태극마크를 두고 체급별로 한두 명의 선수들만 맞붙는데도 곳곳에서 대량 득점이 나왔다.

쉬는 시간이 한 차례밖에 없다 보니 경기 후반부에 가서는 체력전의 효과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자유형 84㎏급에서는 경기 종료 10초를 남겨두고 대역전극이 벌어졌다.

4-6으로 뒤지던 이재성(삼성생명)이 태클을 시도하던 김관욱(광주 남구청)을 되치기로 넘어뜨려 2점을 뽑아내 동점을 만들더니 그대로 눌러서 1점을 더 따내 승리한 것이다.

양팀 코치의 환호와 탄식이 엇갈린 가운데 매트 한가운데로 쏟아진 함성은 체육관을 후끈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심판들도 바뀐 패시브 규정 덕에 경기를 운영하기 한결 편하다는 반응이다.

종전에는 수세적으로 경기하던 선수에게 한 차례 주의를 준 뒤 고쳐주지 않으면 경고(코션)를 선언해 상대 선수에게 1점을 주는 식으로 경기가 진행됐다.

그러나 바뀐 규정 아래서는 자유형의 경우 두 번째 경고 후 30초 안에 경고를 받은 선수가 1점을 내지 못하면 상대 선수가 1점을 얻는다.

그레코로만형은 두 번째 경고 후 상대 선수가 파테르 자세로 경기할지 선택할 수 있다.

수비적인 경기를 한다고 무조건 상대에게 포인트를 주는 게 아니라 공격하지 않으면 점수를 빼앗기도록 유도하는 만큼 경기는 더 박진감 넘치게 변했다. 그만큼 심판은 승패를 가를 점수를 한 쪽에 주지 않아도 돼 부담을 덜었다.

규칙이 잘 정착되기만 한다면 그동안 국제대회에서 늘 매트 주변을 시끄럽게 만들던 판정 시비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할 만하다.

물론, 아직 규칙이 익숙지 않다 보니 많은 레슬링들인이 시행 착오도 겪는 모습이었다.

관중석 곳곳에서는 팀 관계자들이 심판위원을 붙잡고 규칙에 대해 질문을 쏟아냈고, 경기 도중 심판위원 사이에 규칙 적용을 놓고 토론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팀의 감독은 경기 진행에 문제가 있다며 본부석 쪽에 난입해 소란을 피우는 등 판정에 대한 불만도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은 모습이다.

하지만 대체로 경기가 훨씬 격렬해지고 흥미를 끌 수 있다는 평가가 많다.

대표팀 안한봉 감독은 “과거의 세트제 레슬링이 이른바 ‘잔머리를 잘 굴리는’ 선수에게 유리했다면, 지금의 규칙은 정직하게 힘과 힘이 부딪히는 레슬링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간 것”이라며 “레슬링은 포기하지 않고 꼭 올림픽에 재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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