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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욕심·관리소홀이 부른 ‘동계체전 부정선수’

성적욕심·관리소홀이 부른 ‘동계체전 부정선수’

입력 2014-03-02 00:00
업데이트 2014-03-02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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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의 겨울 스포츠 제전이 돼야 할 전국동계체육대회가 ‘부정선수’ 논란으로 얼룩졌다.

1일 막을 내린 제95회 동계체전 알파인스키 경기에 자격이 없는 일반인이 경북, 광주, 전북 대표로 출전한 사실이 확인돼 대한체육회가 경위파악에 나선 것이다.

이런 일은 스키 종목은 물론 전국체전을 통틀어서도 이례적인 일이다.

체전 순위 경쟁이 점차 과열되면서 점수를 조금이라도 더 따내려다가 나온 ‘무리수’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시·도 체육회나 경기단체 입장에서 전국체전 성적은 해당 지자체의 위상에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예산과도 이어지는 요소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런 현실은 전국체전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한 선수 ‘영입 경쟁’으로 이어졌고, 특정 선수가 매년 지자체를 옮겨 다니며 출전하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다.

여기에 이번에는 출전할 선수가 없어서 ‘참가 점수’라도 따내려고 ‘일반인 부정선수’를 내보내는 촌극까지 빚어졌다.

이번 동계체전 알파인스키에서는 최하위를 하더라도 경기를 마치면 해당 지자체에 점수 1점이 주어졌다.

올해 동계체전에서는 경기도가 1천373.5점으로 강원(976점)을 멀찍이 제치고 1위에 올랐으나, 중위권에서 1점은 종합순위를 가를 수도 있는 점수다.

경북은 2012년 제93회 동계체전에서는 충북에 3점 뒤져 10위에 자리했고, 2013년(제94회) 대회에서는 광주에 1점 앞서 9위에 올랐다.

올해 7∼8위에 오른 경북(304점)과 충북(299점)의 점수 차도 5점에 불과했다.

대한스키협회 관계자는 “전국체전에 출전해서 완주해 점수를 따면 출전비 같은 지원비용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체전 성적이 예산에도 영향을 미치다 보니 이런 일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부정선수를 내보내도 괜찮을 것’이라는 여론이 형성된 데는 경기장 내의 허술한 선수 관리도 한몫했다.

동계체전을 주최하는 대한체육회나 경기를 운영하는 대한스키협회 중 어디도 각 종목 경기 시작 전에 선수의 신분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스키협회 관계자는 “동계체전에 앞서 각 시·도지부가 선수를 선발해 체육회에 등록하기 때문에 이를 믿고 경기를 진행한다”면서 현장에서는 별도의 확인 절차가 없다고 밝혔다.

또한, 국내 저변이 얕은 스키 종목의 특성상 경기에 나설 정도의 선수라면 “다 알고 있다”는 게 현장의 인식이다.

대회 운영에 참여한 스키협회 관계자는 “명단을 보면 의심스러운 선수는 알 수 있다”면서 “이번에 적발된 선수들은 현장에서 이상하게 여겨 확인에 들어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관계자는 “부정선수 적발 이후 선수 신원에 대한 경계가 강화되자 출발도 하지 않은 채 출전을 포기한 선수가 늘어났다”고 덧붙였다.

이 상황이 부정선수 사건과 직접 관련이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언제까지 ‘아는 얼굴’에 의존해 대회를 관리하기에 무리가 있다는 건 명백해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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