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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석 “그렇게 느꼈다면 그런 거죠”…女컬링 파문 어쩌다 이 지경까지

최민석 “그렇게 느꼈다면 그런 거죠”…女컬링 파문 어쩌다 이 지경까지

입력 2014-03-28 00:00
업데이트 2016-08-09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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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석’

“진지하게 해. 이럴 바에는 차라리 관둬”

여자 컬링 국가대표팀 최민석(35) 코치가 지난해 12월 20일 이탈리아 트렌티노에서 열린 제26회 동계유니버시아드 대회 결승전 직전 선수들에게 한 말이다. 최민석 코치는 이어 선수들에게 폭언을 했다.

최민석 코치의 폭언 직후 여자 컬링 대표팀은 러시아에 4-8로 패해 은메달을 땄다. 하지만 이 역시 한국 여자 컬링 사상 첫 동계유니버시아드 은메달이었다.

위의 사례는 경기도와 도체육회 합동조사단이 28일 밝혀낸 최민석 코치의 폭언 관련 중 일부다. 합동조사단은 김지선(27),이슬비(26),김은지(24),엄민지(23) 선수들을 상대로 최민석 코치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조사했다.

선수들은 최민석 코치가 폭언과 성추행을 하는가 하면 포상금을 기부하도록 강요했다고 주장하면서 최근 집단 사표를 제출했다.

이번 파문으로 최근 전국민적 인기를 얻은 컬링에 대해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경기도청과 도체육회는 난처한 입장에 처했다.

경기도청 여자컬링팀은 국가대표로 러시아 소치올림픽과 캐나다 세계여자선수권대회에서 잇따라 선전하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선수들 개개인 역시 연예인 못지 않은 사랑을 받기 시작한 터였다.

이 와중에 최민석 코치가 선수들에게 폭언과 성추행을 하고 포상금 기부를 강요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자칫 컬링에 대한 인식 자체가 부정적으로 비춰질까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조사결과 선수들이 문제 삼은 최민석 코치의 발언은 모두 사실로 드러났다.

하지만 최민석 코치는 자신의 발언사실은 순순히 인정하면서도 그런 뜻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최민석 코치는 동계유니버시아드 결승전 직전 한 말도 폭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선수의 손을 잡고 “내가 손잡아 주니까 좋지”라고 한 것도 화이팅을 불어넣은 격려차원이지 성추행은 아니라고 했다. 최민석 코치는 조사과정에서 “난 성추행이라 생각하지는 않지만 선수들이 그렇게 느꼈다면 사과한다”고 말했다. 최민석 코치의 성추행 의혹은 손을 잡힌 당사자가 아닌 다른 선수가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원사로부터 선수당 700만원씩 지급될 예정이었던 소치 동계올림픽 포상금을 강제로 기부하게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최민석 코치와 선수들의 생각이 달랐다.

최민석 코치는 “중·고교 후배 컬링팀이 어려우니 장비를 사도록 각자 100만원씩 내자”고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선수 2명이 이의를 제기했고, 최 코치는 “우리가 어려웠을 때를 생각하라”고 질책했다.

선수들은 최민석 코치의 말을 강요로 느꼈고 최민석 코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다.

경기도는 “최민석 코치가 ‘내 뜻이 그런 것이 아닌데 선수들이 그리 느꼈다면 그런거죠’라며 ‘쿨하게’ 인정했다”고 전했다. 도 관계자는 “선수들을 예전 스타일대로 강압적으로 훈련시킨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이제는 그런 게 안 통하지 않으냐”면서도 “최 코치가 나쁜 사람은 아닌데…”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민석 코치의 의도가 선수들이 생각하는 것 만큼 악한 것은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누구보다 많은 대화를 나눠야할 코치와 선수 사이에 엇박자가 생긴 것은 자명한 만큼 이번 컬링 사태에 대한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상황이 이렇게 악화될 때까지 조치를 취하지 못한 도와 도체육회의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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