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리베로’ 여오현 “뛸 수 있을 때까지는 선수로, 이후에는 지도자로”

‘월드 리베로’ 여오현 “뛸 수 있을 때까지는 선수로, 이후에는 지도자로”

입력 2015-09-10 16:16
업데이트 2015-09-10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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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V리그 현대캐피탈의 플레잉코치 여오현이 10일 아이치 나고야의 고세이 체육관에서 열린 토요타와의 연습 경기에서 오른손을 번쩍 들어 파이팅을 하고 있다.  현대캐피탈 제공
프로배구 V리그 현대캐피탈의 플레잉코치 여오현이 10일 아이치 나고야의 고세이 체육관에서 열린 토요타와의 연습 경기에서 오른손을 번쩍 들어 파이팅을 하고 있다.  현대캐피탈 제공
‘월드 리베로’ 여오현(37)은 몸이 버텨주는 한 선수로 뛰고 싶다고 했다. 그는 은퇴 후에는 지도자가 되기를 꿈꾸고 있다.

일본에서 전지훈련 중인 프로배구 V리그 현대캐피탈의 여오현을 10일 아이치 나고야의 고세이 체육관에서 만났다. 여오현은 올 시즌을 앞두고 플레잉코치로 임명됐다. 선수로서 경기에 출전하면서, 코치의 역할까지 소화하는 이를 플레잉코치라 한다.

여전히 국내에서 손꼽히는 리베로이지만, 이제 은퇴를 생각할 나이가 됐다. 여오현은 “할 수 있을 때까지는 선수로 뛸 것이다. 그 이후에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또 “나이도 들고 코치도 됐으니 너무 장난스러운 모습은 자제하려 한다”고 말했다. 재미있는 형은 엄격한 코치가 됐다. “선수 시절과는 좀 구분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변한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코트 안에서, 그는 여전히 정열적이었다. 누구보다 크게 기합을 넣었고, 누구보다 말을 많이 했다. 여오현은 “나부터 흥이 나야 된다. 그렇게 안 하면 힘이 안 난다”며 웃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언제나 파이팅이 좋다.

-나부터 흥이 나야 된다. 그렇게 안 하면 힘이 안 난다. 늘 그런 식으로 하다 보니 이제 습관이 된 것 같다. 경기 하면서 말을 많이 하고 기합도 넣는다.

→팬들이 그런 모습을 좋아하는 것 같다.

- 늘 감사하다.

●”플레잉 코치되고 달라졌다. 장난스런 모습 자제 한다”

→37세의 여오현은 어떻게 달라졌나.

-이제 나이가 들었다. 너무 장난스러운 모습은 자제하려 한다. 특히 올해는 플레잉코치를 맡게 됐다. 무게감이 있어야 할 것 같아 조심하고 있다. 예전에는 후배들과 장난도 많이 치곤 했다. 이제는 그런 게 없어졌다. 너무 후배들과 말을 적게 하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돌아보고 있다.

→’코치’라는 호칭에는 좀 적응이 됐나.

- 적응해가고 있다.

→선수만 할 때와는 많이 다른가.

- 선수 때는 훈련에만 전념하면 됐는데, 이제 선수들을 관리하는 역할까지 맡았다. 어깨가 무겁다. 이제 그냥 형은 아니니까, 선수들도 예전보다는 더 어렵게 대하는 것 같다.

→의외로 코트 밖에서 후배들에게 엄격하던데.

- 원래는 그렇지 않았는데, 코치를 하면서 변했다. 선수 시절과는 좀 구분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꽤 오랜 시간 배구공을 만졌다. 이제 막 프로에 입문한 후배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

- 부럽다. 얼마나 두근거리고 설렐까. 그 친구들은 그게 좋은 건지도 모를 거다. 예전에는 후배들이 선배 눈치를 보면서 생활했다. 요즘 어린 선수들은 당돌하다는 느낌이 든다. 나쁘다는 얘기가 아니다. 자기 의사 표현을 확실히 하면서도 할 것을 하는 건 좋은 거다.

→후배들에게 아쉬운 점은 없나.

- 쉽게 포기하는 게 눈에 보인다. 전체적으로 의지가 좀 약해졌달까. 많이 아쉽다.

→수비 노하우도 전수 해준다고.

- 이것저것, 내가 아는 걸 얘기해준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듣는 사람이 얼마나 받아들이냐는 거다.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잘 받아주길 바랄 뿐이다.

●”감독도 아직은 코치보다 선수에 무게를 두고 있다”

.→최태웅 감독이 여오현 선수를 코치로 임명하면서 무엇을 바랐다고 생각하나.

- 그래도 코치보다는 선수에 무게를 두고 있으신 게 아닐까 싶다. 코트 안에서 선수들과 같이 호흡하면서, 이끌어가길 기대하신 것 같다.

→코치가 되고 일이 많아졌나.

- 신경 써야 할 게 많아졌다. 내 몸만 생각하면 됐는데, 이제 아니다. 훈련이 끝나면 선수들 아픈 데는 없는지 살펴야 하고, 다른 업무도 많다.

→이제 선수 이후의 삶도 고민할 시기인 것 같다.

- 할 수 있을 때까지는 선수로 뛸 것이다. 그 이후에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 플레잉코치를 경험하는 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마지막으로 현대 팬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 새로운 배구를 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처음에는 힘들 것이다. 시행착오도 겪을 것이다. 팬 여러분이 느긋하게 지켜봐 주시면 좋겠다. 우리는 시행착오를 줄여가겠다. 완벽한 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경기장에 많이 찾아주시고, 응원해주시고, 격려해주시면, 현대는 즐겁고 재미있는 배구로 보답하겠다.

나고야 강신 기자 x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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