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달리기로 워밍업
미국프로야구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한 이대호(34)가 22일 미국 애리조나 주 피오리아에 있는 팀의 스프링캠프에서 달리기로 몸을 풀고 있다. 연합뉴스
김 감독은 2016년 KBO리그 시범경기가 개막한 8일 대전구장에서 이대호의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첫 홈런 소식을 듣고 “정말 잘했다”며 웃었다.
이대호는 이날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스타디움에서 열린 애리조나와의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 6회초 1루수 애덤 린드의 대수비로 교체 출전해 8회 왼쪽 담을 넘어가는 솔로 아치를 그렸다. 초청 선수 신분으로 시애틀 메이저리그 캠프에 참가한 이대호의 첫 홈런이다.
한국시간으로 새벽에 메이저리그 시범경기가 열려 KBO리그 시범경기를 준비해야 하는 김 감독은 이대호의 홈런 소식을 취재진에게 들었다. 김 감독은 “이대호는 생각이 정말 깊은 선수다”라며 “기량을 갖췄고 그 정도 의지가 있으니 분명히 성공할 것”이라고 이대호의 성공을 자신했다.
이대호는 시애틀 1루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이다. 한국과 일본에서 최고 타자로 군림한 이대호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하고 메이저리그 캠프에 참가한 건 과감한 결단이었다. 일본 소프트뱅크에 잔류하면 5억엔(약 50억7000만원) 이상의 몸값을 손에 쥘 수 있는 그가 메이저리그 입성도 보장받지 않은 채 미국행을 택했다.
김성근 감독과 이대호는 같은 팀에서 뛴 적이 없지만 이대호는 김성근 감독을 ‘은사’로 꼽는다. 김 감독은 한화 사령탑에 오르기 전 소프트뱅크 회장 오 사다하루(왕정치)의 초청을 받아 가끔 일본으로 건너가 당시 이대호가 뛰던 소프트뱅크 경기를 지켜봤고, 이대호의 기술과 정신력에 높은 점수를 줬다.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을 때도 “이대호의 선택을 지지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가끔 전화 통화를 하던 김 감독과 이대호는 이대호가 시애틀과 계약한 뒤로는 대화를 나누지 못했다. 김 감독이 지난 2월 일본 고치 캠프를 지휘하던 중 휴대폰을 분실해 저장한 전화번호 상당수를 ‘복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이대호라면 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