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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 가른 169수… ‘바꿔치기’ 뼈아팠다”

“운명 가른 169수… ‘바꿔치기’ 뼈아팠다”

입력 2016-03-15 23:08
업데이트 2016-03-16 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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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종진 9단이 본 마지막 승부

비록 패배했지만 5국이 가장 이세돌 9단답게 잘 두었다고 생각한다. 그런 이 9단을 이긴 걸 보면 알파고는 바둑 최고수로서 손색이 없다. 이 9단은 초반에 우하귀에 큰 집을 성공하는 등 초반 흐름은 분명 나쁘지 않았다. 중반까지도 잘 갔다. 생각보다 미세했다. 엎치락뒤치락은 아니고 미세한 바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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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 우변 싸움에서는 이득을 많이 봤다. 하지만 상변에서 지나치게 소극적인 대응을 한 게 아쉬웠다. 상변 삭감에 나섰을 때 알파고가 공격해 들어왔다. 이 9단이 흑 79수에서 우측으로 뻗지 않고 안전하게 안형을 만들었다. 이 9단으로서는 전체 판세가 나쁘지 않고 중앙에서 수습할 수 있다고 판단한 듯하다. 하지만 알파고가 거대한 모양을 형성하면서 형세가 비슷해졌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이 9단은 좌하변으로 침투해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바꿔치기 손해를 봤다. 흑 169수는 승부의 추를 기울게 만든 분수령이 됐다. 심사숙고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기도 했지만 바꿔치기한 것은 뼈아팠다. 실수였다고 본다. 그 이후로는 열세를 극복하지 못했다. 복기하는 화면을 보니 ‘이길 수 있었는데’ 하고 자책하는 표정이었다. 이 9단은 복기하는 걸 즐긴다. 어떨 때는 상대를 붙잡고 너댓 시간 동안 복기를 하기도 한다. 알파고는 그런 게 없으니 이 9단으로서는 무척 답답하고 힘들 것이다. 알파고는 특별히 손해를 본 건 없지만 중간중간 어이없는 수를 둔 것도 사실이다. 바둑인의 한 사람으로서 이번 대국이 바둑 발전에 밑거름이 될 거라 생각한다.

2016-03-16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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