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9단이 지난 9~15일 인공지능 알파고와 ‘세기의 대결’ 치렀습니다. 인류 최고의 바둑기사와 인공지능의 첫 대결에 우리 국민들은 물론 전 세계적의 눈이 이번 대국에 쏠렸죠.

이세돌 9단과 알파고는 총 5번의 대국 모두 치열한 승부를 벌였고, 매번 창의적인 수로 변화무쌍한 바둑을 뒀습니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것이 있었죠. 바로 이세돌 9단의 한결 같았던 패션 코드입니다.

이세돌 9단은 알파고와의 5번의 대국에서 모두 파란색 셔츠를 입고 나왔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이세돌 9단의 파란색 셔츠에는 숨겨진 비밀이 있습니다.

파란색이면 언뜻 ‘삼성전자’가 생각나지만, 아닙니다.

이세돌 9단이 입었던 셔츠를 보면 ‘G5’라는 로고가 오른쪽 손목에 새겨져 있습니다. 중계방송을 시청한 대부분의 국민들도 오른손으로 바둑돌을 놓는 이세돌 9단의 손목에 새겨진 ‘G5’를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가로·세로 1㎝로 작고, 색깔도 셔츠와 같은 파란색이기 때문이죠.

‘G5’는 잘 알려진대로 LG전자의 대표적인 스마트폰 제품명입니다.

LG전자는 이세돌 9단의 단독 후원사입니다. 이세돌 9단과 LG전자의 인연은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세돌 9단이 ‘LG전자 바둑꿈나무’ 출신이죠. LG는 1996년부터 세계바둑선수권대회인 ‘LG배 세계기왕전’을 후원해온 몇 안되는 바둑후원 기업입니다.

그렇다면 왜 ‘G5’라는 제품명을 눈에 띄지 않게 작게 새긴 걸까요?

16일 LG전자 관계자는 ““셔츠에 새겨진 G5 로고의 크기나 색상에 대해 많은 논의가 있었다”면서 “홍보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이세돌 9단이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이세돌 9단이 대국 기간에 계속 차고 나왔던 손목시계도 관심을 받고 있는데요. 이세돌 9단이 대국 중간에 다음 수를 고민하면서 턱을 괴고 생각할 때마다 손목시계가 전파를 탔습니다.

인터넷 상에 ‘이세돌 9단의 시계가 어느 브랜드냐’고 궁금해하는 네티즌의 글들이 줄을 이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몰랐죠. 아직 세상에 나오지 않은 제품이기 때문입니다. 이 시계도 LG전자의 스마트워치입니다. 이세돌 9단이 찬 시계는 ‘LG G 워치 어베인 세컨드 에디션’으로 다음달에 출시됩니다.

업계에서는 LG전자의 이번 이세돌 마케팅의 홍보효과가 최대 수백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분석합니다. 대국은 끝이나도 다시 돌려보는 바둑팬들도 많기 때문에 홍보효과는 더 많을 것이라고 하네요.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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