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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온탕’ 오간 손연재, 교훈과 자신감 얻었다

‘냉온탕’ 오간 손연재, 교훈과 자신감 얻었다

입력 2016-03-20 15:35
업데이트 2016-03-20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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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프에서 개인최고 18.500점…리본 시즌 최저 17.450점

손연재(22·연세대)는 리스본 월드컵에서 정점과 나락을 동시에 경험했다.

각종 악조건 속에서 이뤄낸 첫 18.5점대 달성은 손연재에게 자신감과 성취감을, 리본에서 잇따른 실수로 무너진 경험은 손연재에게 몸 관리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울 것으로 보인다.

손연재는 18~19일(이하 현지시간)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국제체조연맹(FIG) 리듬체조 월드컵 개인종합에서 4종목 합계 72.300점으로 전체 33명의 선수 중 4위로 밀려났다.

손연재가 올 시즌 출전한 국제대회에서 개인종합 메달 수상에 실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손연재는 지난달 중순 ‘2016 모스크바 그랑프리’에서 개인종합 은메달을, 그로부터 한 주 뒤에 열린 에스포 월드컵에서도 개인종합 은메달을 차지했다.

손연재는 첫날 볼에서 18.350점, 후프에서 18.500점을 찍고 개인 최고점 경신과 함께 메달 기대를 부풀렸지만, 자신이 올 시즌 가장 공들여 준비한 리본에서 큰 실수를 저질러 17.450점에 그치며 메달권에서 멀어졌다.

리본에서 크고 작은 실수로 무너진 잔상은 곧이어 펼쳐진 곤봉에도 영향을 미쳐 손연재가 곤봉에서 획득한 점수는 18.000점에 불과했다.

비록 입상에는 실패했지만 손연재에게 리스본 월드컵은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대회로 기억될 것이다. 손연재가 2013년부터 채점 규정이 20점 만점으로 바뀐 이후 18.5점대 이상을 찍은 것이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손연재가 18.5점대 이상을 찍었다는 것은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동메달 경쟁자로 꼽히는 간나 리자트디노바(우크라이나), 멜리티나 스타뉴타(벨라루스)와 이제 대등한 싸움이 가능해졌다는 의미가 된다.

리자트디노바는 이번 리스본 월드컵에서 후프 18.550점, 볼 18.450점, 곤봉 18.500점, 리본 18.200점으로 4종목 합계 73.700점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손연재가 4종목 모두에서 꾸준하게 18.5점대 이상을 기록할 수 있다면 올림픽에서 충분히 메달을 노려볼 수 있다.

더군다나 손연재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후프에서 18.500점을 획득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사실 손연재는 이번 리스본 월드컵 대회 직전, 모스크바 노보고르스크 훈련장에서 4시간 거리인 러시아 국내 대회를 다녀왔다.

손연재는 체력적으로 극도로 지친 상태에서 이번 대회에 임했다. 감기도 걸린 상태였고, 또 항공사의 실수로 후프가 경기 당일에야, 그것도 찌그러진 상태로 도착해 신경이 극도로 예민한 상태였다고 한다.

결국 손연재는 찌그러진 후프로 연기를 펼쳤는데, 연기 초반부터 실수가 나왔다. 하지만 손연재는 끝까지 침착하게 연기를 잘 마쳤고, 생애 처음으로 18.500점을 얻었다.

리스본 현지에서 손연재의 연기를 지켜본 한 관계자에 따르면 대회 경기장 입구에는 손연재의 대형 사진이 걸려 있었고, 관중도 손연재가 연기를 펼칠 때는 숨을 죽이고 지켜볼 정도로 집중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한다.

후프에서 개인 최고 점수를 기록한 손연재는 하루 뒤 열린 리본에서 잦은 실수를 범하며 17.450점에 그쳤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초반부터 실수가 이어지자 손연재는 크게 당황하는 모습이었다고 한다.

리본에서 무너진 손연재는 곤봉에서도 마스터리(수구 숙련도)에서 실수를 범하며 결국 시상대에 서지 못했다.

리듬체조는 누가 실수하지 않느냐의 싸움이다. 손연재가 모스크바 그랑프리, 에스포 월드컵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둔 것도 엄밀히 말해서 실수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체력 저하가 곧 집중력 저하로 이어지고, 실수를 유발하는 원인인 만큼 손연재는 이번 리스본 월드컵을 교훈 삼아 몸 관리를 더욱 철저히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손연재는 20일 종목별 결승을 마지막으로 이번 리스본 월드컵을 마친다.

손연재에게 진정한 시험대는 2주 후에 열리는 이탈리아 페사로 월드컵이 될 것으로 보인다.

리스본 월드컵의 경우에는 대회 전후로 각종 대회가 개최돼 참가 선수 자체가 많지 않았지만 페사로 월드컵에는 이번 리스본 월드컵에 불참한 마르가리타 마문(러시아), 멜리티나 스타뉴타(벨라루스) 등 세계적인 선수들이 총출동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손연재가 페사로 월드컵에서 첫 18.5점대의 상승세를 이어가면서도 마지막 종목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는다면 다가올 올림픽을 앞두고 메달 전망을 더욱 밝힐 수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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