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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카인 양성반응에도 리우올림픽 당당히 출전, 어떻게?

코카인 양성반응에도 리우올림픽 당당히 출전, 어떻게?

임병선 기자
입력 2016-10-07 16:53
업데이트 2016-10-07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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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장대높이뛰기 챔피언인 숀 바버(22·캐나다)가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직전 코카인 양성반응이 나왔는데도 버젓이 올림픽에 출전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그는 특히 온라인 광고 사이트를 통해 만난 여성과 하룻밤 지내는 동안 몸 속에 코카인 성분이 들어왔다고 변명했는데 이를 받아들여줬다.

캐나다 스포츠분쟁조정센터(SDRCC)가 처음 사건을 조사한 뒤 두달 만에 공개한 결정문에 따르면 바버는 에드먼턴에서 열린 캐나다선수권대회에서 캐나다 신기록을 경신하며 우승한 뒤 지난 7월 9일(이하 현지시간) 약물 검사에서 코카인 성분이 검출됐다고 AFP 통신이 6일 전했다. 그는 경기 전날 밤 가명으로 온라인 광고 사이트 크레이그리스트에 여자를 찾는다는 광고를 냈다. “약도 안하고 병도 없는 직업여성”을 초대한다고 글을 올렸다. 바버는 “경기 전날 스트레스를 풀 방법을 찾고자 했다”고 나중에 털어놓았다.

두 아이의 엄마란 여성이 남자친구와 함께 나타나 둘은 관계를 가졌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여성은 늘 관계를 갖기 전 몰래 욕실에서 코카인을 흡입하는 여성이었다. 이 여성은 나중에 SDRCC에 출두해 자신이 몰래 코카인을 흡입했으며 바버는 이 사실을 일체 몰랐다고 진술했다.

변호인은 그가 아무 잘못도 없으며 특히 약도 하지 않고 질병도 없는 여성과의 데이트를 신청했기 때문에 출전정지 징계를 받을 수 없다고 변호했다. 나아가 2009년 나이트클럽에서 여성과 입을 맞췄다가 소량의 코카인 양성반응이 나왔던 프랑스 테니스 스타 리샤르 가스케의 사례를 들기도 했다. 가스케도 자신은 아무런 잘못도 저지르지 않았다며 출장 정지 징계를 모면했다.

캐나다스포츠윤리센터(CCES)는 바버가 모르는 여성과의 만남을 시도하는 위험스러운 행동을 했다며 출전 정지 징계를 4년 정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SDRC는 그의 행동이 “위험하고 부주의하며 바보같은 짓으로 비칠지 모른다“고 인정하면서도 그가 코카인 오염을 피하기 위한 예방 조처를 충분히 강구했다며 감쌌다.

이렇게 출전한 바버는 리우올림픽 예선에서 10위에 그쳐 결선 진출에 실패했고, 캐나다 챔피언의 지위와 기록을 모두 삭제당했다.

너그러운 SDRC도 놀라움을 안겨주지만 바버의 느긋한 해명도 놀랍기만 하다. 그는 전모가 밝혀진 지 몇 시간 뒤 취재진과 전화 통화를 통해 이번 일을 ”배움의 경험“으로 삼겠다고 밝혔다고 야후! 스포츠가 7일 전했다. ”살아가며 배워야 하고 사랑하며 배워야 할 것들이 있게 마련인데 난 이런 상황에서 한 발자국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삶에 내게 주는 모든 경험들에 감사하며 늘 경험은 늘어나게 마련이라고 생각한다.“

한마디로 좋은 경험을 했다는 것이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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