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스는 71년 만에 안방 WS서 뼈아픈 패배
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월드시리즈 전체 향방을 좌우할 수 있는 귀중한 3차전을 잡아냈다.클리블랜드는 29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리글리 필드에서 펼쳐진 2016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7전 4승제) 3차전에서 시카고 컵스를 1-0으로 따돌렸다.
1948년 이후 68년 만에 우승을 노리는 클리블랜드는 1차전에 이어 3차전을 따내고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68년 묵은 ‘와후 추장의 저주’에서 벗어나기 위한 전진을 이어갔다.
반면 1908년 이후 108년 만에 챔피언 등극을 노리는 컵스는 2차전 승리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염소의 저주’를 다시 떠올리게 됐다.
1945년 이후 71년 만이자 2만5천951일 만에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경기에서 웃은 것은 컵스가 아닌 클리블랜드였다.
보스턴 레드삭스 감독 시절 86년 동안 이어진 ‘밤비노의 저주’를 해결한 주역인 테리 프랑코나 클리블랜드 감독의 승부수가 적중한 경기이기도 했다.
프랑코나 감독은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5회말 2사 2루에서 선발 조시 톰린을 내리고 셋업맨 앤드루 밀러를 조기 투입했다.
톰린이 단 2안타만 내주며 호투하고 있었으나 프랑코나 감독은 한 박자 빠르게 투수 교체를 단행했다.
3차전을 반드시 잡아내겠다는 초강수였다.
밀러는 미겔 몬테로를 우익수 직선타로 잡아내며 불을 껐고, 6회말 3타자를 모두 헛스윙 삼진 처리하는 위력투를 선보였다.
클리블랜드는 0의 균형이 계속 이어진 7회초 안타와 보내기 번트, 볼넷, 몸에 맞는 공으로 5회초에 이어 또 한 번의 1사 만루 기회를 엮어냈다.
프랑코나 감독은 밀러 타석에서 코코 크리스프를 대타로 내세웠다. 밀러 뒤를 받칠 구원 투수가 마땅치 않았으나 프랑코나 감독은 미련을 두지 않았다.
크리스프는 컵스의 3번째 투수 칼 에드워즈 주니어의 초구 148㎞짜리 포심 패스트볼을 잡아당겨 천금과 같은 우전 적시타로 연결했다.
그 사이 3루 주자 마이클 마르티네스가 홈을 밟아 클리블랜드는 결승점을 뽑았다.
클리블랜드는 투수력에서 컵스를 압도했다.
선발 싸움에서는 내셔널리그 유력한 사이영상 후보로 거론되는 카일 헨드릭스를 앞세운 컵스가 앞선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으나 우위를 보인 것은 클리블랜드 선발 톰린이었다.
톰린은 올 시즌 13승 9패 평균자책점 4.40으로 메이저리그 평균자책점 전체 1위(2.13)에 빛나는 헨드릭스(18승 6패)에 비해 성적 자체는 평범했다.
그러나 이번 포스트 시즌 2경기를 포함해 최근 6차례 선발 등판에서 평균자책점 1.98을 찍은 톰린은 그 상승세를 월드시리즈 3차전에서도 그대로 이어갔다.
톰린은 4⅔이닝 동안 2안타 1볼넷만 내주고 삼진 1개를 빼앗으며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5회말 2사 2루에서 구원 등판한 셋업맨 앤드루 밀러는 6회까지 4명의 타자를 삼진 3개를 곁들여 퍼펙트로 막았다.
밀러의 바통을 이어받은 브라이언 쇼는 1⅔이닝 2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 릴레이를 이어갔다.
8회말 2사 1루에서 구원 등판한 마무리 코디 앨런은 9회말 안타와 1루수 실책, 도루로 2사 2, 3루의 끝내기 위기에 몰렸으나 하비에르 바에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고 1점 차 승리를 지켜냈다.
컵스는 클리블랜드 투수진에게 산발 5안타로 꽁꽁 묶였다.
컵스는 앞서 7회말 2사에서 호르헤 솔레르의 타구가 우익수 로니 치즌홀의 어설픈 수비 속에 3루타가 되면서 동점 기회를 잡았으나 적시타는 나오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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