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스튜어트로 버텨온 NC…“타격아 살아나라“
포스트시즌 6경기 중 5경기에 선발등판…득점 지원 부족

김경문 NC 다이노스 감독은 30일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패하고 또 이 말을 했다. “타자들이 쳐야 한다.”

NC 타선이 좀체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창단 최초로 플레이오프를 통과해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쾌거도 타선보다는 마운드 덕이 컸다.

플레이오프 시작 전에는 타격보다는 마운드 걱정이 더 컸다. 국내 선발투수들이 승부조작 사건에 휘말려 팀을 떠나거나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그 공백을 외국인 원투펀치 에릭 해커와 재크 스튜어트가 100% 이상으로 채워줬다.

NC는 한국시리즈 2차전까지 총 6경기를 치렀다.

그중 5경기에 해커와 스튜어트가 등판했다.

이들은 긴 이닝을 던지면서 실점을 최소화해 NC를 떠받쳤다.

해커는 LG 트윈스와 벌인 플레이오프 1차전에 선발 등판, 7이닝 3피안타(2피홈런) 2실점(2자책)으로 호투했다. 피홈런 2개도 운이 따르지 않았다는 평가였다.

사흘만 쉬고 플레이오프 4차전에도 등판했다. 2승 1패로 쫓기는 상황이어서 해커의 호투가 절실했다. 해커는 7이닝 6피안타 1실점(1자책)으로 믿음에 부응하고 승리를 이끌었다.

이 승리로 NC는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했다.

해커는 나흘 휴식 뒤 두산 베어스와 한국시리즈 2차전에 나섰다. 7회말까지 1점만 내주며 에이스의 책임감을 보여줬다.

하지만 8회말 폭투로 실점한 뒤 솔로포까지 맞아 총 3점을 잃은 뒤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기록은 7⅔이닝 6피안타(1피홈런) 3실점(3자책)으로 남았다.

스튜어트도 무실점 행진을 벌이며 열심히, 잘 던졌다.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7⅓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승리를 이끌었고, 5차전 등판에 대비했다. 다행히 4차전에서 플레이오프가 끝나 스튜어트는 한국시리즈 1선발로 출격했다.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스튜어트는 6이닝 동안 7안타를 내줬지만, 숱한 위기를 능숙하게 넘기고 무실점으로 마운드를 지켰다.

그러나 승리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팀이 무득점에 그치면서 연장 11회 끝에 0-1로 패했기 때문이다.

해커와 스튜어트를 내고도 NC는 한국시리즈 1, 2차전에서 모두 졌다. ‘1승 1패’ 후 3차전에 들어가겠다는 목표도 이루지 못했다.

해커, 스튜어트가 모두 꿋꿋하게 잘 던진 경기였기에 아쉬움이 더욱 크다.

NC의 지난 6경기 점수는 플레이오프 3-2(1차전), 2-0(2차전), 1-2(3차전), 8-3(4차전), 한국시리즈 0-1(1차전), 1-5(2차전·이상 앞자리가 NC)에 그친다.

플레이오프 4차전을 제외하면 모두 1∼3점에 그쳤다.

해커가 스튜어트가 버티면서 타격감 회복을 기다렸지만, 아직 만족스러운 타격이 나오지 않고 있다.

NC의 중심타선인 나성범-에릭 테임즈-이호준-박석민(일명 나테이박)의 한국시리즈 타율은 평균 0.138(29타수 4안타)에 불과하다.

문제는 해커와 스튜어트도 이제는 지친 기색을 보인다는 것이다.

스튜어트는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무실점 피칭을 했지만, 김 감독은 “플레이오프 때보다는 안 좋았다”고 냉정하게 분석했다.

그러면서 “결국은 쳐야 할 선수가 쳐야 이긴다”고 강조했다.

부담감을 안고 있을 나테이박이 살아나려면 타선 전체에 활력이 돌아야 한다.

김 감독은 두산과 비교해 NC 투수진이 강하지 않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1, 2 선발(해커, 스튜어트)은 싸운다고 해도, 3, 4 선발에서 밀리니까 타자들이 쳐야 한다”고 말했다.

내달 1일 마산구장에서 열리는 3차전에서도 타격이 살아나지 않으면 NC는 7전4승제인 한국시리즈에서 3연패를 당해 그야말로 벼랑 끝에 몰릴 가능성이 커진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