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신인왕과 베어트로피(최저타수상) 2관왕을 차지한 전인지(22)는 툭하면 도지는 허리 통증에 시달렸다.
특히 날씨가 쌀쌀하면 어김없이 허리가 뻐근하고 불편했다. 에비앙챔피언십에서 우승할 때 전인지는 두꺼운 패딩 조끼를 걸치고 있었다. 다른 선수들에 비해 과하다 싶을 만큼 보온에 신경 쓴 옷차림이었다. 허리 부분에는 핫팩도 붙였다.
나중에 전인지는 “비가 내려 날씨가 차고 습해서 허리 통증 예방 차원에서 옷을 따뜻하게 입었다”고 털어놨다.
전인지는 지난해 연말에도 허리와 오른쪽 어깨가 아파 시즌을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했다. 2014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신인왕 경쟁도 어깨 통증 때문에 포기했다.
박인비(28)도 시즌 초반에 허리 통증으로 고생했다. 박인비는 손가락 인대 부상까지 겹쳐 아예 시즌을 접었다.
올해 대상을 받은 고진영(21)은 지난해 무릎에 물이 차서 한동안 고생했다. 허윤경(27)은 2014년 8월 무릎에 통증이 심해 시즌을 중도에 포기했다가 작년 6월에야 복귀했다.
골프 선수의 부상은 그러나 드문 일이 아니다.
전인지, 박인비, 고진영, 허윤경의 사례는 정도가 좀 심하다 뿐 골프 선수는 대부분 이런저런 부상을 안고 살아간다.
아프지 않은 골프 선수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지정병원 솔병원이 KLPGA 투어 선수 10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9%가 아픈 곳이 있다고 답했다.
선수들은 “아픈 것을 핑계 삼고 싶지 않다”고 부상을 감추곤 한다.
골프 선수 단골 부상 분위는 허리, 어깨, 무릎, 그리고 손목이다.
솔병원 조사에 따르면 선수들이 가장 많이 다치는 부위는 손목과 허리(각 22%)이고 어깨(21%), 무릎(18%), 그리고 발목(17%) 순이다.
가장 많은 부상 유형은 염증(35%)이다. 염증은 근육 등에 주로 생긴다.
인대 부분 파열(22%)도 많다. 힘줄 부분 파열(19%)과 힘줄 염(15%)도 흔하다. 디스크 손상(9%)도 많다.
격렬한 동작이나 신체 접촉이 없는 골프에서 왜 이렇게 부상을 많을까.
골프 스윙이 허리와 어깨, 무릎에 부담을 주는 동작이기 때문이다. 특히 프로 선수는 어릴 때부터 엄청난 훈련량을 소화한다.
몸에 부담을 주는 동작을 오랫동안 지속하면 허리, 어깨, 무릎이 멀쩡한 경우가 거의 없다.
여자 프로 골프 선수는 대개 초등학교 6학년부터 전문 선수의 길에 들어선다. 경쟁에 치열한 주니어 무대에서 정상급 선수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혹독한 연습을 해야 한다.
중고등학생 때는 하루 1천 개가 넘는 연습 공을 치는 게 예사다. 아침부터 밤까지 골프채를 휘두르는 생활이 이어진다.
투어 프로 선수 출신 롯데 골프단 지유진 감독은 “골프 스윙은 한 방향 운동이다. 몸에 무리가 가기 마련이다. 이런 운동을 온종일, 10년 이상 지속하는데 몸이 아프지 않을 리 없다”고 말했다.
골프 선수 부상은 대부분 과사용 증후군이라는 얘기다.
스포츠 의학 전문 솔병원 나영무 대표원장은 “골프 선수 부상은 쉬지 않고 너무 많이 몸을 써서 생긴다”면서 “골프 스윙 자체는 허리 쪽에 엄청난 압력을 주는데 이런 압력을 오랫동안 지속해서 받으면 디스크 등 각종 질환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나 원장은 “특히 여자 선수들은 근력은 약한데 스윙 동작이 큰 편이라 부상의 위험이 크다”고 덧붙였다.
또 코킹 동작이나 러프에서 샷을 할 때, 정확한 임팩트가 이뤄지지 않은 미스샷 때도 부상 위험이 크다.
정적으로 보이는 골프지만 경기 중에도 다치는 일도 적지 않다.
프로 골프 경기에서 선수는 코스를 걸어서 이동한다. 코스 전장은 직선거리로 6㎞가 넘는다. 4라운드 대회라면 나흘 동안 꼬박 40㎞ 가까이 걷는다. 경사가 심한 코스도 많다. 1년 내내 걷는 게 일이다.
피로가 쌓인 상태에서 경사지를 걷다 보면 발목, 무릎, 허리, 발바닥 등에 다치는 경우가 많다.
연간 이어지는 투어 일정을 소화하다 보면 추위, 강풍, 폭우를 견디면서 경기를 치를 때도 더러 있다. 이럴 때 스윙 과정이나 임팩트 때 근육이나 뼈가 삐끗하는 일은 다반사다.
현역 시절 연습량이 많기로 이름난 박세리(38)는 한때 경기용 마우스피스를 사용했다. 임팩트 때 이를 악물곤 하다 보니 치아가 상했기 때문이다.
골프 선수들 부상은 만성 형태가 많다.
쉬면 증세가 나아진다. 전인지는 지난해 견갑골 충돌 증후군 진단을 받았지만 “특별한 치료보다는 쉬면 나아진다”고 말했다. 올해 시즌 초반에 허리가 아파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 박인비도 “쉬면 통증이 없어진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많은 프로 선수는 충분히 쉴 시간이 없다.
부상 치료나 예방을 못 하는 이유를 묻는 솔병원 설문조사에서 24%는 “시간이 없어서”라고 답했다. 17%는 “피곤해서”라는 답을 내놨다.
나영무 원장은 “골프 선수는 다른 종목에 비해 잔 부상이 많다. 그냥 참을 만 하다. 하지만 계속 그렇게 하면 염증이 유착되서 부상 부위가 뻣뻣해지고 찢어지는 등 악화한다”면서 “안 아프면 더 잘할 수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잔 부상이라도 빨리 대처하라고 권했다.
지유진 감독은 “대회가 계속 이어지다 보면 몸이 아파도 참고 경기에 나서는 선수가 많다”면서 “상금 수입이 적은 중하위권 선수일수록 부상을 참고 경기를 치르다 더 나빠지는 일이 자주 벌어진다”고 안타까워했다.
연합뉴스
특히 날씨가 쌀쌀하면 어김없이 허리가 뻐근하고 불편했다. 에비앙챔피언십에서 우승할 때 전인지는 두꺼운 패딩 조끼를 걸치고 있었다. 다른 선수들에 비해 과하다 싶을 만큼 보온에 신경 쓴 옷차림이었다. 허리 부분에는 핫팩도 붙였다.
나중에 전인지는 “비가 내려 날씨가 차고 습해서 허리 통증 예방 차원에서 옷을 따뜻하게 입었다”고 털어놨다.
전인지는 지난해 연말에도 허리와 오른쪽 어깨가 아파 시즌을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했다. 2014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신인왕 경쟁도 어깨 통증 때문에 포기했다.
박인비(28)도 시즌 초반에 허리 통증으로 고생했다. 박인비는 손가락 인대 부상까지 겹쳐 아예 시즌을 접었다.
올해 대상을 받은 고진영(21)은 지난해 무릎에 물이 차서 한동안 고생했다. 허윤경(27)은 2014년 8월 무릎에 통증이 심해 시즌을 중도에 포기했다가 작년 6월에야 복귀했다.
골프 선수의 부상은 그러나 드문 일이 아니다.
전인지, 박인비, 고진영, 허윤경의 사례는 정도가 좀 심하다 뿐 골프 선수는 대부분 이런저런 부상을 안고 살아간다.
아프지 않은 골프 선수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지정병원 솔병원이 KLPGA 투어 선수 10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9%가 아픈 곳이 있다고 답했다.
선수들은 “아픈 것을 핑계 삼고 싶지 않다”고 부상을 감추곤 한다.
골프 선수 단골 부상 분위는 허리, 어깨, 무릎, 그리고 손목이다.
솔병원 조사에 따르면 선수들이 가장 많이 다치는 부위는 손목과 허리(각 22%)이고 어깨(21%), 무릎(18%), 그리고 발목(17%) 순이다.
가장 많은 부상 유형은 염증(35%)이다. 염증은 근육 등에 주로 생긴다.
인대 부분 파열(22%)도 많다. 힘줄 부분 파열(19%)과 힘줄 염(15%)도 흔하다. 디스크 손상(9%)도 많다.
격렬한 동작이나 신체 접촉이 없는 골프에서 왜 이렇게 부상을 많을까.
골프 스윙이 허리와 어깨, 무릎에 부담을 주는 동작이기 때문이다. 특히 프로 선수는 어릴 때부터 엄청난 훈련량을 소화한다.
몸에 부담을 주는 동작을 오랫동안 지속하면 허리, 어깨, 무릎이 멀쩡한 경우가 거의 없다.
여자 프로 골프 선수는 대개 초등학교 6학년부터 전문 선수의 길에 들어선다. 경쟁에 치열한 주니어 무대에서 정상급 선수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혹독한 연습을 해야 한다.
중고등학생 때는 하루 1천 개가 넘는 연습 공을 치는 게 예사다. 아침부터 밤까지 골프채를 휘두르는 생활이 이어진다.
투어 프로 선수 출신 롯데 골프단 지유진 감독은 “골프 스윙은 한 방향 운동이다. 몸에 무리가 가기 마련이다. 이런 운동을 온종일, 10년 이상 지속하는데 몸이 아프지 않을 리 없다”고 말했다.
골프 선수 부상은 대부분 과사용 증후군이라는 얘기다.
스포츠 의학 전문 솔병원 나영무 대표원장은 “골프 선수 부상은 쉬지 않고 너무 많이 몸을 써서 생긴다”면서 “골프 스윙 자체는 허리 쪽에 엄청난 압력을 주는데 이런 압력을 오랫동안 지속해서 받으면 디스크 등 각종 질환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나 원장은 “특히 여자 선수들은 근력은 약한데 스윙 동작이 큰 편이라 부상의 위험이 크다”고 덧붙였다.
또 코킹 동작이나 러프에서 샷을 할 때, 정확한 임팩트가 이뤄지지 않은 미스샷 때도 부상 위험이 크다.
정적으로 보이는 골프지만 경기 중에도 다치는 일도 적지 않다.
프로 골프 경기에서 선수는 코스를 걸어서 이동한다. 코스 전장은 직선거리로 6㎞가 넘는다. 4라운드 대회라면 나흘 동안 꼬박 40㎞ 가까이 걷는다. 경사가 심한 코스도 많다. 1년 내내 걷는 게 일이다.
피로가 쌓인 상태에서 경사지를 걷다 보면 발목, 무릎, 허리, 발바닥 등에 다치는 경우가 많다.
연간 이어지는 투어 일정을 소화하다 보면 추위, 강풍, 폭우를 견디면서 경기를 치를 때도 더러 있다. 이럴 때 스윙 과정이나 임팩트 때 근육이나 뼈가 삐끗하는 일은 다반사다.
현역 시절 연습량이 많기로 이름난 박세리(38)는 한때 경기용 마우스피스를 사용했다. 임팩트 때 이를 악물곤 하다 보니 치아가 상했기 때문이다.
골프 선수들 부상은 만성 형태가 많다.
쉬면 증세가 나아진다. 전인지는 지난해 견갑골 충돌 증후군 진단을 받았지만 “특별한 치료보다는 쉬면 나아진다”고 말했다. 올해 시즌 초반에 허리가 아파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 박인비도 “쉬면 통증이 없어진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많은 프로 선수는 충분히 쉴 시간이 없다.
부상 치료나 예방을 못 하는 이유를 묻는 솔병원 설문조사에서 24%는 “시간이 없어서”라고 답했다. 17%는 “피곤해서”라는 답을 내놨다.
나영무 원장은 “골프 선수는 다른 종목에 비해 잔 부상이 많다. 그냥 참을 만 하다. 하지만 계속 그렇게 하면 염증이 유착되서 부상 부위가 뻣뻣해지고 찢어지는 등 악화한다”면서 “안 아프면 더 잘할 수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잔 부상이라도 빨리 대처하라고 권했다.
지유진 감독은 “대회가 계속 이어지다 보면 몸이 아파도 참고 경기에 나서는 선수가 많다”면서 “상금 수입이 적은 중하위권 선수일수록 부상을 참고 경기를 치르다 더 나빠지는 일이 자주 벌어진다”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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