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손’ 마라도나도 VAR 찬성 “득점으로 인정되기 힘들었을 것”

‘신의 손’ 마라도나도 VAR 찬성 “득점으로 인정되기 힘들었을 것”

임병선 기자
입력 2017-07-26 08:51
수정 2017-07-26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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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대표팀의 디에고 마라도나가 1986년 멕시코월드컵 잉글랜드와의 준준결승 도중 왼손을 써서 골키퍼 피터 쉴턴을 따돌리는 순간이 선명하게 잡혔다. AFP 연합뉴스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디에고 마라도나가 1986년 멕시코월드컵 잉글랜드와의 준준결승 도중 왼손을 써서 골키퍼 피터 쉴턴을 따돌리는 순간이 선명하게 잡혔다.
AFP 연합뉴스
1986년 멕시코월드컵에서 악명 높은 ‘신의 손’으로 득점한 디에고 마라도나(56)조차 비디오판독(VAR) 도입에 찬성했다.

마라도나는 25일(이하 현지시간) 국제축구연맹(FIFA) 홈페이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31년 전 잉글랜드와의 월드컵 준준결승 때 비디오판독이 있었더라면 아르헨티나를 2-1 승리로 이끌었던 자신의 결승골은 인정받기 힘들었을 것이란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그 기술을 이용한다고 지지의 뜻을 표명할 때면 언제나 그 생각을 한다”며 “분명히 그것에 대해 생각했다. 그 골은 인정받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아가 월드컵에서 비디오판독 기술이 없어 자신이 이득을 본 것이 한 차례가 아니라 두 차례였다고 털어놓았다. 마라도나는 “다른 건 하나도 말하겠다.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 옛소련과의 (조별리그) 경기에서도 난 라인 밖으로 공을 내보내려고 손을 썼다”며 “심판이 보지 못해 우리는 운이 좋았다. 당시로 (비디오판독) 기술을 돌려 쓸 수 없으니 오늘 그건 딴 얘기”라고 말했다.
잉글랜드 대표팀의 지오프 허스트가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 옛서독과의 경기 도중 팀의 세 번째 골을 득점하는 장면. 그의 슛은 크로스바 아래를 맞고 그라운드 안에 떨어졌지만 주심은 부심과 상의한 끝에 득점으로 인정했다. AFP 자료사진
잉글랜드 대표팀의 지오프 허스트가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 옛서독과의 경기 도중 팀의 세 번째 골을 득점하는 장면. 그의 슛은 크로스바 아래를 맞고 그라운드 안에 떨어졌지만 주심은 부심과 상의한 끝에 득점으로 인정했다.
AFP 자료사진
그는 잉글랜드 대표팀의 제프 허스트가 1966년 잉글랜드월드컵에서 터뜨렸던 골 역시 비디오판독이 이용됐더라면 득점으로 인정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허스트는 옛서독과의 결승 연장 팀의 세 번째(월드컵 결승 사상 첫 해트트릭을 작성한 자신의 두 번째) 골을 크로스바 아래쪽을 맞히고 라인 안쪽에 떨어뜨렸지만 부심과 상의한 주심은 그대로 득점으로 인정했다. 마라도나는 “라인을 넘어가지 않았는데도 득점으로 인정되며 잉글랜드가 (4-2으로 이겨) 우승했다”며 “월드컵 역사에 많은 사건들이 있었는데 기술이 이용됐더라면 달라졌을 것이다. 지금은 이 모든 것이 바뀌는 때”라고 설파했다.

FIFA는 내년 러시아월드컵 도입을 목표로 여러 대회에 VAR을 시험 가동하고 있다. 득점 여부, 페널티킥 판정, 즉각적인 퇴장 판정과 벌칙 선수를 가려내는 데 이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대성공을 거뒀다면서도 판독 결정의 속도를 높이는 등 구체적인 내용들은 보완이 필요하다고 인정했다.

현재 아랍에미리트 알후자이라 감독을 맡고 있는 마라도나는 “사람들은 우리가 시간이 많이 낭비하고 있으며 수많은 짜증을 일으키고 있다고 말하곤 하는데 그럴 일이 아니다. 축구만 처져선 안된다. 기술이 나아지고 있으며 모든 종목에서 사용하는데 어떻게 축구에서 사용하면 안된다고 생각할 수 있느냐”고 되물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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