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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최악의 오심’ 필름에 담은 까닭[예고편 동영상]

러시아가 ‘최악의 오심’ 필름에 담은 까닭[예고편 동영상]

임병선 기자
입력 2019-02-28 21:40
업데이트 2019-03-01 0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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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돋보기] ‘쓰리 세컨즈’로 본 스포츠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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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쓰리 세컨즈’포스터 씨앤에스 트레이드 제공
영화 ‘쓰리 세컨즈’포스터
씨앤에스 트레이드 제공
“살아 있으면 뭐든 할 수 있어.”(소련 남자농구 대표팀의 센터 사샤)

머지않아 ‘스포츠 정신’이 한국 스포츠계를 강타할지 모르겠다. 영화 ‘쓰리 세컨즈’(포스터) 시사회가 그 조짐을 보여 줬다. 2017년 러시아 영화 레전드 니키타 미할코프가 제작하고 안톤 메게르디체브 감독이 연출해 러시아에서만 관객 2000만명을 동원한 농구 영화다. 국내 개봉을 앞두고 지난 27일 서울 시내 한 극장에서 시사회를 가졌다.

영화는 1972년 뮌헨올림픽 때 소련과 미국이 맞붙은 남자농구 결승전을 다루고 있다. 당시 경기는 두 차례나 판정을 번복하며 미국에 이른바 ‘3초 참사’를 안겼다.

러시아인들은 50년 가까이 억울했던 것 같다. 정당하게 판정에 이의를 제기해 승부를 뒤집었는데 최악의 오심이란 꼬리표가 붙었다. 2012년 런던올림픽 펜싱 신아람의 1초 파문이 터지자 AFP통신이 올림픽 5대 판정 논란의 첫머리로 꼽은 게 이 경기였다.

러시아로선 가란진 대표팀 감독이 러시아와 민족 갈등이 심했던 우크라이나, 조지아, 우즈베키스탄 등에서 불러 모은 선수들과 땀 흘려 일군 성과가 3초 파문에 날아간 것이 안타깝고 분했을 것이다. 감독이 아들의 다리 수술비를 1년밖에 못 산다는 진단을 받은 사샤의 치료비로 쓰라고 내놓은 것이나, 선수단 전체가 금메달 포상금을 감독 아들 치료에 쓰라고 내놓는 인간적인 면모가 곁들여진다.

가란진 감독이 올림픽 3연패를 노리던 절대강자 미국을 꺾겠다고 1년 전에 장담했을 때 쏟아졌던 비아냥을 잠재운 것은 감독과 선수들이 한 팀을 이뤘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을 영화는 보여 주고 싶었던 것 같다. 문제의 3초에만 국한하지 않고 결승 장면을 0-0에서 득점에 성공할 때마다 숨 가쁜 다큐 형식으로 보여 준 것이 현장감을 높였다.

국가 주도 도핑으로 러시아 체육의 위상이 추락할 대로 추락한 시점에 러시아 문화부의 지원을 받아 제작되고 흥행한 이 영화가 대한민국 엘리트 체육의 민낯이 드러난 시점에 개봉하는 점도 공교롭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2019-03-01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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