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어도 거리 두는데…필요 없나요 ‘거리두기’

힘들어도 거리 두는데…필요 없나요 ‘거리두기’

홍지민 기자
홍지민 기자
입력 2020-05-19 23:02
업데이트 2020-05-20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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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나눔] 프로 선수들 잦아진 접촉 괜찮을까

축구 포옹·야구 하이파이브 세리머니
“사회 경각심 차원에서 자제해야” 우려
“부딪치는 동작 많아서 무의미” 반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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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1 경기에서 수원 삼성을 상대로 역전 결승골을 뽑아낸 울산 현대의 주니오가 동료들에게 둘러싸여 축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1 경기에서 수원 삼성을 상대로 역전 결승골을 뽑아낸 울산 현대의 주니오가 동료들에게 둘러싸여 축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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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KT와 NC의 프로야구 경기 연장 10회말 2사 만루 상황에서 대타로 나와 적시타를 때려낸 NC 강진성이 이동욱 감독과 하이파이브하는 모습. 연합뉴스
13일 KT와 NC의 프로야구 경기 연장 10회말 2사 만루 상황에서 대타로 나와 적시타를 때려낸 NC 강진성이 이동욱 감독과 하이파이브하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 1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경기. FC서울 한찬희의 벼락같은 중거리슛이 광주FC의 골망을 갈랐다. 전반 슈팅 수만 9-0. 일방적으로 몰아쳤지만 굳게 닫혀 있던 상대 골문을 뚫어냈기 때문인지 예닐곱 명의 서울 선수들이 한데 모여 부둥켜안고 머리와 어깨, 등을 두드리며 기쁨을 나눴다.

지난 주말 열린 프로축구 K리그 2라운드 경기에서는 이처럼 선수들이 한데 모여 ‘접촉’하며 골 세리머니를 하는 모습이 자주 중계 화면에 잡혔다. 마스크를 턱에만 걸쳐 놓은 감독들도 일부 있었다.

경기 흐름상 극적으로 골이 터졌을 때 선수들이 모여든 것은 울산 현대-수원 삼성, 대구FC-포항 스틸러스 등 다른 경기도 다르지 않았다. ‘코로나19 대응 매뉴얼’에 따라 의식적으로 자제하거나 동료와 거리를 두고 세리머니를 하던 개막 라운드 때와는 달리 확실히 느슨해진 모습이었다. 프로야구도 경기를 거듭할수록 득점을 한 뒤 더그아웃에서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모습 등이 자주 눈에 띄고 있다.

축구는 격렬한 몸싸움이 동반되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세리머니를 하고 안 하고는 큰 의미가 없다는 의견도 있다. 게다가 클럽하우스 생활이나 훈련 과정에서 이미 일상 접촉을 하고 있는 동료끼리의 세리머니까지 막는 것은 가혹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야구도 공이 자주 교체되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공이 선수들 손과 글러브를 오가는 스포츠라 하이파이브 금지가 실효성 없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한 구단 관계자는 “아무리 조심한다 해도 경기의 일부인 세리머니 같은 경우는 제어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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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아마추어 복서 앨런 티머 주니어가 코로나19로 복싱 대회가 취소되고 체육관도 문을 닫는 상황에 놓이자 18일 뉴욕 롱비치에 있는 집에서 홀로 훈련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미국의 아마추어 복서 앨런 티머 주니어가 코로나19로 복싱 대회가 취소되고 체육관도 문을 닫는 상황에 놓이자 18일 뉴욕 롱비치에 있는 집에서 홀로 훈련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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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두 달 만에 재개된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의 레버쿠젠 선수들이 브레멘과의 경기 하프타임 때 마스크를 쓰고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AP 연합뉴스
18일 두 달 만에 재개된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의 레버쿠젠 선수들이 브레멘과의 경기 하프타임 때 마스크를 쓰고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AP 연합뉴스
경기장 내 비접촉 지침은 권고 사항이어서 어긴다고 제재가 뒤따르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실효성 여부를 떠나 사회 경각심 차원에서 되도록 지켜져야 한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경로 파악이 힘든 감염 사례, 클럽 등에서의 집단 감염 사례 등이 꾸준히 이어지는 등 코로나19가 완전히 통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경기장에서의 스스럼없는 접촉은 사회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라운드마다 비접촉 지침 중 잘된 부분과 부족한 부분을 확인해 주의 환기 차원에서 구단과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2020-05-2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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