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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과 나 - 김학선] 설렌다, 런던음악올림픽

[올림픽과 나 - 김학선] 설렌다, 런던음악올림픽

입력 2012-07-20 00:00
업데이트 2012-07-20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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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베이징올림픽 폐막식을 기억하시는지. 영국 오디션 프로그램 ‘엑스 팩터’를 통해 스타덤에 오른 가수 리오나 루이스에 이어 흰머리 노신사가 기타를 멘 채 무대에 올랐다. 록밴드의 전설 레드 제플린의 기타리스트 지미 페이지였다. 중국의 뒤를 이어 스포츠 제전을 개최하는 영국이 보낸 일종의 축하 사절이었다. 그의 기타 연주가 시작되자 수많은 관객이 환호했다. 등장만으로도 화제가 될 만큼 그는 영국을 넘어 세계 대중음악 역사에서 중요하고도 특별한 인물이었다.

김학선 팝 칼럼니스트
김학선 팝 칼럼니스트
●엉망진창 영국 경제

‘해가 지지 않는 나라’ ‘대영제국’으로 상징되던 영국의 위상이나 영향력은 많이 추락한 상태다. 유럽의 주도권은 이미 독일로 넘어갔고 영국 경제는 악화 일로로 치닫고 있다. 단적으로 이 나라 공무원 수가 줄고 실업자 수는 늘고 있다. 런던올림픽 개최와 엮어 분위기를 고조시키려 했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즉위 60주년 축제에 때맞춰 군주제를 폐지한 비용으로 공공 부문 노동자를 늘리자는 시위가 벌어진 것은 이와 무관치 않다.

●음악만은 세계 넘버원

이처럼 우울한 현실에서 ‘영국’이란 브랜드가 아직까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통용되는 분야가 있다면 음악일 것이다. 음악에 한해서만은 영국은 여전히 해가 지지 않고 있다.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수많은 음악인들을 세계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비틀스, 롤링 스톤스, 레드 제플린, 퀸 같은 전설의 이름들부터 콜드 플레이, 뮤즈 같은 현재진행형의 밴드까지 영국 음악은 단 한 번도 식은 적이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스포츠에 관심 없(고 음악은 좋아하)는 지인들까지 이번 런던올림픽에 많은 관심을 보이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 모른다. 영국은 마지막(?) 자부심이라 할 수 있는 음악계 인사를 내세워 올림픽을 홍보하고 있고 그 전략이 먹혀들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베이징에서 페이지가 무대에 오른 순간부터 궁금증을 품게 했던 런던올림픽 개회식 축하 무대의 주인공은 (비틀스의) 폴 매카트니로 낙점됐다. 이 소식은 곧바로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세계로 퍼져 나갔다. 축하 무대에서 비틀스의 ‘헤이 주드’를 부를 것이며 엘턴 존, 콜드플레이 등이 다른 무대를 장식할 것이란 얘기까지 나돌고 있다.

●뮤지션 총출동 개막식 보고파

뮤즈와 엘턴 존 등이 참여한 올림픽 주제가가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잉글랜드 대표 듀란 듀란, 스코틀랜드 대표 파올로 누티니, 웨일스 대표 스테레오포닉스, 북아일랜드 대표 스노 패트롤이 함께 하는 콘서트를 통해 홍보를 계속하고 있다. 개회식을 연출하는 영화감독 대니 보일과 핑크 플로이드, 롤링 스톤스 등의 무대를 꾸민 마크 피셔의 궁합은 개회식이 거대한 음악 페스티벌이 될 것임을 짐작케 한다. 대회 그 어느 종목보다 개회식에 눈길이 쏠리는 이유다.

우리와의 시차가 8시간이나 되는 올림픽을 보는 이유는 여러 갈래일 것이다. 스포츠가 주는 감동을 함께 느끼려는 이도 있을 수 있고 한국 선수를 응원하고 그가 메달을 딸 때 함께 박수를 보내고 감격하는 한겨레의 동질감을 확인하고 싶은 이도 있을 것이다.

적어도 내게 이번 올림픽은 개회식을 통째로 지켜보는, 24년 전 서울올림픽에 이은 두 번째 올림픽이 될 것 같다. 새벽잠 설칠 28일이 기다려진다.

studiocarrot@naver.com

●김학선씨는 2000년 인터넷음악방송국 ‘쌈넷’ 기자로 시작해 대중음악에 관한 글을 쓰고 있다. 일간지 객원기자로도 일했다.

2012-07-20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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