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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올림픽 D-7] 한국 선수단 돕는 ‘이방인 삼총사’

[런던올림픽 D-7] 한국 선수단 돕는 ‘이방인 삼총사’

입력 2012-07-20 00:00
업데이트 2012-07-20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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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취재단 = 2012 런던 올림픽에 나서는 한국 선수단에는 특별한 조력자들이 있다.

한국과의 인연을 소중하게 이어가는 미국인 ‘자원봉사자 삼총사’ 패트릭 해셋(54), 개리 글루리크(50), 래리 글루리크(50)가 주인공이다.

해셋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을 시작으로 동·하계올림픽을 통틀어 벌써 네 번째로 한국 선수단을 돕는 자원봉사자로 활약하고 있다.

쌍둥이인 글루리크 형제도 개리가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래리가 같은 해 싱가포르 청소년올림픽 때 처음으로 한국 선수단을 도운 인연을 이어가 두 번째로 ‘태극전사’들을 지원하고 있다.

해셋은 이번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하는 11번째 올림픽이다. 개리는 9번째, 래리는 10번째라 ‘올림픽 베테랑’이라 불릴 만하다.

19일(현지시간) 선수촌에서 만난 이들은 다시 한국팀의 자원봉사자를 선택한 이유로 하나같이 ‘자원봉사자도 가족처럼 한 팀으로 대하는 특유의 문화’를 들었다.

미국 육군의 조종사 출신인 해셋은 1984년 LA 올림픽에서 군부대의 치안 지원 업무에 참여하면서 올림픽과의 인연을 시작했다.

그는 1985년부터 1988년까지 평택과 용산 등에서 주한미군으로 근무한 경험이 바탕이 돼 2004년 올림픽에서 처음으로 한국팀의 자원봉사를 맡았다.

이후 참여하는 올림픽마다 한국팀만 선택해 돕고 있다.

해셋은 “사실 올림픽에 참여하는 나라 중에는 자원봉사자들을 팀의 일원으로 생각하지 않고 아예 따로 놀거나 허드렛일만 시키는 경우가 많지만 한국 팀은 그렇지 않았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가 한국팀에서 이런 인상을 가장 강하게 받은 일로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체조 양태영의 ‘빼앗긴 금메달’ 사건을 꼽았다.

당시 양태영은 금메달을 충분히 딸 수 있는 실력을 보였음에도 기술을 인정받지 못해 아쉬운 동메달에 그쳤다.

해셋은 그때 양태영의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 한국 선수단과 함께 동분서주했다고 한다.

비록 한국의 호소가 받아들여지지는 않았지만, 양태영은 당시 동메달과 함께 받은 월계관을 극구 해셋에게 선물하겠다고 할 정도로 깊은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렇게 시작된 해셋과 한국의 인연은 고스란히 글루리크 형제에게 이어졌다.

글루리크 형제는 조직위원회의 자원봉사자로 참가한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에서 해셋을 처음 만났다.

개리는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미국팀의 자원봉사를 맡았는데, 그곳에서 허드렛일만 하는 데 그쳐 실망이 컸다고 한다.

그러던 중 우연히 해셋과 만나 이런 고민을 털어놓았더니 바로 한국을 돕는 게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받았고, 곧장 한국을 지원하는 일을 시작해 큰 만족을 느꼈다.

래리는 밴쿠버 올림픽에서 피겨스케이팅 경기 지원 업무를 맡았다.

그곳에서 ‘피겨 여왕’ 김연아에게 깊은 인상을 받은 래리는 같은 해 여름 싱가포르 청소년올림픽에도 자원봉사자로 참가하면서 개리와 상의한 끝에 똑같이 한국을 돕기로 했다.

개리와 래리 형제도 다시 한번 한국을 선택한 이유는 해셋과 같았다.

이들은 “우리는 미국에서도 팀장급 일을 하고 있는데, 올림픽에서 한국 팀을 도우면서 다른 의미에서 내 경험을 넓힌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앞으로도 올림픽에서 무조건 한국만을 도울 것”이라며 웃었다.

패트릭과 글루리크 형제는 모두 미국에 가정을 두고 번듯한 직장에 다니는 생활인이다.

이들은 올림픽 때마다 휴가를 내고 자비를 들여 떠나와 한국을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다.

이번에도 대회를 2주 앞두고 미리 런던에 도착해 선수촌 숙소를 비롯해 선수들이 생활할 곳을 면밀히 확인해 불편함이 있도록 철저한 준비를 했다.

’출혈’이 크고 귀찮기도 한 일이지만 그만큼 보람도 크다는 게 이들의 하나같은 생각이다.

”선수들은 앞만 보고 달려가야 하는 이들입니다. 우리는 그들이 앞만 보고 달려갈 수 있도록 뒤에서 돕는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죠. 이런 도움을 얻어 선수들이 성공하는 것을 보면 기분이 좋아요. 이제 우리에게 선수들은 아들딸처럼 느껴집니다.”

세 사람은 “우리의 다음 목표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다시 힘을 합쳐 한국 선수단을 돕는 것”이라며 “살아 있는 한 계속 한국 팀의 자원봉사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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