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전 멤버 그대로 2020년 도쿄 올림픽 뛰었으면”
리우 올림픽 남자양궁 개인전 8강에서 탈락한 이승윤(21·코오롱엑스텐보이즈)은 “(김)우진이 형 몫까지 다하려고 했는데 잘 안되네요. 착잡합니다”라고 말했다.이승윤은 13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의 삼보드로무 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개인전 8강에서 세프 판 덴 베르그(네덜란드)에게 세트점수 4-6(29-28 28-29 27-28 28-27 29-30)으로 졌다.
이승윤이 못했다기보다는 상대 선수의 페이스가 너무나 좋았다. 이승윤은 5세트에서 29점을 쏘고도 상대 선수가 3발 모두 10점을 꽂는 바람에 무릎을 꿇었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이승윤은 “원래 잘하던 선수다. 내가 중간에 부담을 가진 것 같다”면서 “내가 잘 경기를 잘 풀어나가지 못한 것이 짜증 날 뿐 상대 선수가 잘한 것에 대해서는 아무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결정적인 한 발에 대한 아쉬움은 남았다.
그는 “바람이 3시로 부는데, 9시 쪽으로 부는 것 같아서 그렇게 조준했는데, 화살이 그대로 9시 쪽에 꽂혔다”며 “결국 경기는 한 발로 승부가 좌우되는데, 그 한 발을 못 잡은 것이 아쉽다”고 고개를 떨궜다.
그러나 이승윤에게 이번 리우올림픽은 김우진(24·청주시청), 구본찬(23·현대제철) 등 형들과 함께 멋지게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한 대회로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다.
그는 “형들이랑 나와서 재미있었다”며 “이렇게 서로 의지하면서 시합한 기억이 없다. 그래서 단체전 금메달을 따낼 수 있었다. 그런 경기력을 다시는 못 보여줄 것 같다”고 했다.
단체전 금메달에 대한 기억은 다시 개인전 8강 탈락의 쓰라림으로 바뀌었다.
그는 “(조기에 탈락한 김)우진이 형 몫까지 다하려고 했는데, 잘 안돼서 착잡하다”고 했다.
그는 “단체전 멤버가 너무나 완벽했다. 이 멤버가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도 다시 모였으면 좋겠다”며 다음 올림픽을 기약했다.
이승윤은 마지막으로 1살 연하 여자친구에게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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