毒이 된 ‘1’

강국진 기자
강국진 기자
입력 2016-08-13 01:38
업데이트 2016-08-13 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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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랭킹순이 아니네요… 고개떨군 1위들

테니스·유도·양궁·펜싱 등서 이변 속출

‘테니스의 노바크 조코비치와 세리나 윌리엄스, 유도의 안창림, 양궁의 김우진과 최미선….’

이들의 공통점은 종목별 세계랭킹 1위로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유력한 금메달 후보였다. 하지만 모두 줄줄이 탈락하며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테니스와 양궁, 펜싱, 유도 등 각 종목에서 세계랭킹 1위의 탈락이 이어지면서 ‘금메달은 세계랭킹순이 아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양궁의 김우진(청주시청)과 최미선(광주여대)은 명실상부한 양궁 세계랭킹 남녀 1위다. 그런데도 김우진이 남자 개인전 첫날인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간) 32강에서 탈락했다. 최미선 역시 11일 여자 개인전 32강에서 좌절했다.

한국 유도는 ‘세계 1위’로 금메달 후보로 꼽히던 선수들이 줄줄이 탈락하며 유도계를 공황에 빠뜨렸다. 유도 대표팀은 남자부에서만 세계 1위 선수가 4명이나 이번 리우 올림픽에 출전했다. 적어도 금메달을 두 개는 딸 거라고 자신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김원진(양주시청·60㎏급)이 8강 탈락한 것을 비롯해 안바울(남양주시청·66㎏급)이 세계랭킹 26위에 무릎을 꿇으며 은메달에 그치며 분위기가 묘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급기야 안창림(수원시청·73㎏급)은 16강에서 별다른 공격도 못한 채 절반패로 졌다.

남자 펜싱 에페 개인전에서는 세계랭킹 1위인 그뤼미에 구티(프랑스)가 세계랭킹 3위 임레 게저(헝가리)에게 4강전에서 패했다. 결국 개인전 우승은 세계 랭킹 21위인 박상영에게 돌아갔다.

테니스 세계랭킹 1위인데도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동메달, 2012년 런던 올림픽 4위로 유독 올림픽 무대에선 약한 모습을 보였던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는 이번에도 단식 1라운드에서 탈락하며 ‘올림픽 울렁증’을 이어 갔다.

여자 테니스의 ‘최강자매’ 비너스 윌리엄스와 세리나 윌리엄스 역시 이변을 피해 가지 못했다. 윌리엄스 자매는 테니스 여자복식 1라운드(32강)에서 체코의 루사 사파로바-바르보라 스트리코바 조에게 세트스코어 0대2(3-6 4-6)로 완패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2008년 베이징 올림픽, 2012년 런던 올림픽까지 3개의 금메달을 챙긴 윌리엄스 자매의 첫 올림픽 패배였다.

이는 올림픽이 주로 토너먼트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아무리 세계 최강 실력을 가진 선수라 해도 몸 상태나 대진운 등에 따라 이변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은 경쟁자들에게 전력이 거의 노출돼 있고 집중 견제를 받게 된다는 것도 약점이 될 수 있다. 일부에서는 세계랭킹의 경우 세계대회 성적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실력과 상관없이 출전 횟수가 많은 선수들이 상위 랭킹에 올라 ‘거품’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2016-08-13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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