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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장인의 손길’로 단장하는 아이스큐브 컬링센터

<올림픽> ‘장인의 손길’로 단장하는 아이스큐브 컬링센터

입력 2014-02-05 00:00
업데이트 2014-02-05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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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과 얼음 위에서 극한의 ‘빠름’을 추구하는 동계올림픽 종목들은 이런 특성상 첨단 과학의 힘을 빌리는 경우가 많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컬링 경기가 펼쳐질 아이스큐브 컬링 센터. 연합뉴스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컬링 경기가 펼쳐질 아이스큐브 컬링 센터.
연합뉴스


하지만, 반대로 전통적인 방식이 가진 ‘느림’을 중시하면서 섬세한 장인의 손길로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을 준비하는 종목이 있다.

’빙판 위의 체스’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컬링이다.

1일(한국시간) 찾아간 러시아 소치 해안 클러스터의 아이스큐브 컬링센터는 ‘정중동’의 신중함으로 아이스메이킹 작업을 한창 진행 중이었다.

3천 객석 한가운데에 놓인 여섯 면의 경기장 가운데에는 하우스(표적판)와 소치올림픽 로고가 선명했다.

그 위로 겹겹이 얼음층이 덮여 흐릿한 색을 내야 하지만, 지난달 29일 시작해 벌써 사흘째 작업이 진행 중임에도 이제 겨우 얼음층을 덮는 작업을 시작한 것이다.

컬링 경기장의 얼음을 완성하는 데에는 대략 열흘 정도가 걸린다.

콘크리트 위에 물을 부어 기본 얼음판을 만든 다음 표적판과 라인 등을 칠하고 위로 겹겹이 얼음층을 덮는다. 마지막으로 그 위에 페블(얼음 방울)을 촘촘히 뿌리면 경기장이 완성된다.

컬링은 스톤을 놓는 손의 움직임과 속도, 페블을 닦아내는 정도 등 작은 요소에도 경기 결과가 달라지는 민감한 종목이기 때문에 이 모든 작업이 전문가의 지휘 아래 조심스레 진행된다.

가장 아래 콘크리트의 온도까지 영하 6도로 정확히 맞춰야 하고, 경기장의 수평을 맞추는 데도 특별한 기술이 동원된다. 얼음의 온도와 습도를 따지는 것은 물론이다.

이날 아이스메이커들은 정성스럽게 얼음을 덮는 작업을 진행 중이었다.

길쭉한 컬링장의 짧은 모서리와 비슷한 길이의 분무기를 손에 든 아이스메이커가 느린 걸음으로 한쪽 끝에서 반대쪽으로 걷자 얼음판이 가랑비에 젖은 듯 촉촉해졌다.

이제 겨우 한 층이 만들어진 것이다.

이 과정을 수없이 반복해 표적판과 올림픽 로고가 희미해질 때까지 얼음이 덮여야 비로소 페블을 흩뿌리는 막바지 작업을 할 수 있다.

국제컬링연맹(WCF)이 고용한 세 명의 아이스메이커들은 20∼30년간 컬링장을 만드는 작업을 해 온 ‘장인’들이다.

셋 가운데 마크 캘런(영국)과 한스 우스리치(캐나다)는 컬링의 발상지인 스코틀랜드에 본부를 둔 ‘케이스’라는 컬링 전문 기업에 소속돼 있다.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이 한 달간 스코틀랜드에서 전지훈련을 하는 것도 이들의 손길이 닿은 얼음판에 적응하기 위해서다.

대회에서 선수들이 사용할 스톤에도 이들의 손길이 스며들어 있다.

소치올림픽에서는 ‘케이스’가 제작한 스톤을 사용한다.

이 업체는 스코틀랜드의 한 무인도에서만 난다는 특별한 종류의 화강암을 이용해 스톤을 만든다.

스코틀랜드 귀족 가문의 소유인 이 섬은 중요한 철새 도래지이기도 하기 때문에, 10여년에 한 번씩 환경 당국의 감시 아래 대대적인 채석 작업을 한다.

최근에는 2013년에 섬이 개방돼 약 2천 톤의 화강암이 채집됐다. 앞으로 10년간 컬링 경기에서 사용할 1만여 개의 스톤을 만들 수 있는 양이다.

스톤 1개의 가격이 400파운드(약 71만원)에 달하니, 모두 71억원어치의 스톤이 생산된 셈이다.

이때 제작된 ‘특별한 스톤’ 60개가 지금 소치에 건너와 있다.

이 스톤들은 8일 시작되는 공식 연습에서 처음 선수들의 손길에 닿을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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