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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소치, 스탈린·푸틴 별장지서 스포츠 축제의 장으로

<올림픽> 소치, 스탈린·푸틴 별장지서 스포츠 축제의 장으로

입력 2014-02-05 00:00
업데이트 2014-02-05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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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과거 공존하는 하계 휴양지’유럽에서 가장 긴 도시’ 별칭 유명

러시아의 사상 첫 동계올림픽 개막을 앞둔 흑해 연안의 휴양 도시 소치는 막바지 손님맞이 준비가 한창이다.

AP=연합뉴스DB
AP=연합뉴스DB
최신식 경기장과 신축 숙소 등으로 단장한 소치는 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단과 관람객들을 반길 채비에 여념이 없다.

러시아는 이번 대회를 위해 무려 500억 달러(약 54조원)를 들였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올림픽 개최 비용이 아니라 이 지역 주민들의 미래를 위한 인프라 구축에 든 비용”이라며 옹호했지만 소치 대회는 역대 가장 ‘비싼 올림픽’이라는 썩 내키지 않는 꼬리표가 따라다니고 있다.

그래도 그 덕에 소치는 ‘환골탈태’에 가까운 변신을 할 수 있었다.

올림픽파크가 들어선 아들레르 지역은 원래 숲이었다. 하지만 소치올림픽을 유치하면서 일 년 내내 스포츠와 관광을 즐길 수 있고 대규모 대회를 열 수 있는 현대식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한국보다 위도는 조금 높지만 나라 대부분이 동토인 러시아에서는 상대적으로 남쪽에 있어 잔잔한 흑해의 풍치를 즐길 수 있는 곳이 소치다.

흑해 연안을 따라 145㎞가량 늘어져 있어 ‘유럽에서 가장 긴 도시’라는 타이틀을 보유했다.

소치에는 34만명 정도가 거주해 러시아의 휴양 도시 가운데 가장 인구가 많다.

다인종 도시로 아르메니아계 주민이 20%로 다수를 점하고 있다. 이들 중 대부분은 19세기에 터키의 트라브존에서 옮겨왔다.

영국 공영방송 BBC 등은 소치를 ‘현재와 과거가 공존하는 하계 휴양지’로 소개했다.

소치는 러시아 역사에서 귀족들의 화려한 거대 별장이 몰려 있는 지역으로 이름나 있다.

구소련 시절에는 공산당 서기장 이오시프 스탈린이 개인용 여름 별장을 소치에 지었다.

스탈린의 별장은 지금도 원형을 유지한 채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스탈린이 사용하던 침대, 의자, 소파, 책상 등 가구가 그대로 전시돼 있고 마오쩌둥이 선물한 고급 필기구 세트도 볼 수 있다.

소치가 분쟁 지역인 체첸과 인접해 있어 안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지만 러시아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별장도 소치에 있다며 맞받아친다.

휴양지라서 소치에는 여름철 관광객들에게 아파트를 대여해주고 돈을 버는 주민들이 많다.

소치는 코카서스산맥과 인접해 지금은 스키광들에게도 매력적인 여행지로 꼽힌다.

휴양지답게 밤 문화가 발달해 클럽이나 주점 등을 찾는 이들도 늘고 있다. 소치의 물가는 수도 모스크바 수준이라는 평이다.

올림픽을 위해 지은 호화 호텔과 신공항, 철도, 넓은 도로 등이 집중된 중심부에서 16㎞ 정도만 벗어나면 단선 도로들이 이어진다.

대회 개막이 다가올수록 보안이 강화되면서 아들레르와 소치 시내를 연결하는 열차를 이용하는 데에도 보안 검색대를 통과하고 짐을 일일이 풀어 속을 다 내보여야 하는 등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흑해 연안을 따라 달리는 열차 안에서 석양을 바라보노라면 짜증은 금세 사라진다.

소치는 러시아 테니스 스타인 마리아 샤라포바가 2살 때부터 어린 시절을 보낸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었다.

우리나라와의 인연은 포뮬러 원(F1) 코리아그랑프리(GP) 개최가 무산되고서 대체지로 선정된 소치에서 올해 10월 러시아GP가 열린다는 정도다.

소치올림픽 개·폐회식이 열릴 피시트 스타디움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축구대회를 치르는 경기장 중 하나이어서 한국 선수들을 다시 맞이할 가능성도 있다.

올림픽 기간 공식 기자회견에서 한국어 통역을 맡은 콘스탄틴 골로그루로프(러시아)씨는 “러시아를 추운 나라로만 생각하는데 여름에는 덥다”라는 말로 이번 대회가 러시아에 대한 잘못된 시각을 바로잡아주는 기회가 되길 바랐다.

그는 “한국 사람들이 군대나 무기 같은 것이 아니라 좋은 일로 러시아를 알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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