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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얼음…뒤처지면 추월 못해”

“이상한 얼음…뒤처지면 추월 못해”

입력 2014-02-14 00:00
업데이트 2014-02-14 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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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다운 이어 박승희·이호석도… 잇단 불운 왜

넘어지고, 또 넘어지고…. 러시아 소치에서 한국 쇼트트랙의 잇단 불운이 유난스럽게 이어지는 이유는 뭘까.

지난 10일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대회 쇼트트랙 남자 1500m 준결승에서 1위로 달리던 신다운이 갑자기 넘어졌다. 뒤따르던 이한빈도 신다운의 손에 걸려 엉덩방아를 찧었다. 13일에도 악몽은 계속됐다. 남자 5000m 계주 예선에서 뛰던 이호석과 여자 500m 결승에서 박승희가 잇달아 넘어졌다. 남자 대표팀은 5000m 결승 진출권을, 박승희는 한국 쇼트트랙 여자 500m 첫 금메달을 놓쳤다.

경기가 끝난 뒤 박승희는 “얼음이 안 좋은 것 같다. 추월하기 어렵다. 뒤에서 앞으로 나가려다가 자주 넘어지는 것 같다”면서 “계주 때는 얼음이 정말 이상했다. 한번 뒤처지면 만회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나쁘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남의 실수로 메달을 놓치는 건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나 쇼트트랙에서는 흔히 일어나는 일이기도 하다. 언제, 어디서, 또 누구에게 그 불행이 닥치느냐가 중요할 뿐이다. 쇼트트랙은 각자 레인에 맞춰 전력을 다해 달리는 스피드스케이팅과는 다르다. 쇼트트랙은 거친 경기다. 결승선을 먼저 통과하기 위한 몸싸움과 전략이 난무한다. 체력과 속도에 자신이 있는 선수들은 먼저 달려나가 경기를 이끈다.

작은 규모의 경기장을 계속 돌기 때문에 틈을 파고드는 기술이 매우 중요하다. 순발력과 체력, 스케이팅 기술이 뛰어난 한국 선수들이 강점을 보이는 이유다. 그러나 약이 독이 될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선수들은 종종 중심을 잃고 전혀 예측하지 못한 재앙에 빠지기도 한다. 빠른 속도로 얼음 위를 질주하면서 작은 틈을 파고들기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뛰어난 선수라도 발이 엉킬 수 있다. 게다가 여럿이 모여 자리싸움을 하다 보면 다른 선수의 실수에 피해를 보는 억울한 상황도 종종 발생한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은 억울하게 피해를 입은 선수에게 어드밴티지를 줘 상위 라운드에 올려 보내기도 하고, 반칙으로 실격한 선수 대신에 순위를 한 단계 올려 주기도 한다. 일종의 구제책이다. 그러나 이는 심판의 판단과 해석에 따라 정해지기 때문에 반대의 경우도 생길 수 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2014-02-14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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