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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4년마다 잔칫상 앞에서 홍역 앓는 한국 빙상

<올림픽> 4년마다 잔칫상 앞에서 홍역 앓는 한국 빙상

입력 2014-02-18 00:00
업데이트 2014-02-18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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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이라는 커다란 잔치에서 ‘효자 종목’ 노릇을 해내고도 홍역을 앓는 한국 빙상의 고질병이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도 어김없이 반복되고 있다.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의 최광복 코치와 선수들이 17일 러시아 소치 해안클러스터의 스케이팅 트레이닝 베뉴에서 훈련에 앞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의 최광복 코치와 선수들이 17일 러시아 소치 해안클러스터의 스케이팅 트레이닝 베뉴에서 훈련에 앞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빙상은 역대 동계올림픽에서 한국이 따낸 메달을 모두 책임져 4년마다 한 차례씩 국민적인 관심을 한몸에 받는 인기 종목이다.

전이경·안현수·진선유 등 쇼트트랙 선수들을 비롯해 스피드스케이팅의 이상화·모태범·이승훈, 피겨스케이팅의 김연아 등 동계올림픽에서 화려한 성적을 낸 빙상 선수들은 한국 동계스포츠를 대표하는 스타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빙상 종목은 올림픽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종목으로 위상을 높이고도 곧장 내홍에 휩싸여 자신의 얼굴에 먹칠하는 안타까운 일을 거듭 겪어 왔다.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은 첫 번째로 국민의 뇌리에 이를 각인시킨 사례다.

올림픽이 시작하기 전부터 쇼트트랙 대표팀은 한국체대와 비(非) 한국체대 사이의 파벌로 나뉘어 같은 팀이면서도 훈련을 따로 받는 어이없는 장면을 보인 바 있다.

토리노에 도착한 뒤에도 ‘통합 훈련’을 한다면서 계주 종목을 제외한 나머지 종목에서는 여전히 선수들이 따로 작전지시를 받기도 했다.

안현수와 진선유가 나란히 3관왕에 오르며 이런 문제가 봉합되는가 싶었지만, 불과 한 달여가 지나 열린 세계선수권대회가 끝나고 다시 폭발했다.

당시 귀국장에서 개인종합 4연패를 차지한 안현수의 아버지 안기원 씨가 “선수들과 코치가 짜고 아들이 1등 하는 것을 막았다”며 대한빙상경기연맹 임원과 몸싸움을 벌이는 등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했다.

이후 빙상연맹에서 ‘파벌 방지책’을 내놓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면서 문제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듯했다.

그러나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마친 뒤에도 잡음은 일어났다.

이른바 ‘쇼트트랙 파문’이다.

안기원 씨가 인터넷을 통해 밴쿠버올림픽 2관왕에 오른 이정수가 같은 해 3월 세계선수권대회에 불참한 것이 코치진의 짬짜미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사태가 시작됐다.

이 사건을 계기로 작전과 짬짜미의 경계가 모호한 상황에서 훈련장·지도자별로 나뉘어 서로 밀어주는 경기를 치를 수 있다는 쇼트트랙의 현실이 알려졌다.

밴쿠버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를 따낸 쇼트트랙은 다시 한 번 국민적인 비난을 받는 ‘문제 종목’으로 추락하고 말았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빙상연맹은 대표 선발전 방식을 바꾸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그러나 4년이 흐른 올해 소치올림픽에서도 어김없이 풍파에 휩싸였다.

러시아로 건너간 안현수가 금메달을 따내며 펄펄 나는 사이 한국 쇼트트랙은 17일(한국시간)까지 금메달 한 개도 없는 부진에 빠져 있다.

게다가 안기원 씨가 다시 한 번 안현수의 귀화 배경으로 빙상연맹의 고위 임원을 거듭 거론하면서 훌륭한 선수를 빼앗겼다는 비난 여론이 하늘을 찌르는 상황이다.

동계올림픽에서 한국의 메달을 홀로 쓸어담은 화려한 성과가 한국 빙상의 ‘빛’이라면 이를 두고 막후에서 치열한 권력 다툼을 벌이고, 그 과정에서 늘 잡음을 일으켜 온 역사는 ‘어둠’이다.

4년 뒤에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린다.

한국 빙상이 안방에서 차린 잔칫상을 뒤집어엎는 최악의 실수를 또 저지르지 않으려면 근본적인 자구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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