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실전감각·원정·스트라이크존” 삼중고 털고 5이닝 1실점 호투

류현진, “실전감각·원정·스트라이크존” 삼중고 털고 5이닝 1실점 호투

입력 2014-10-07 00:00
업데이트 2017-07-31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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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 다저스에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절대 만만한 팀이 아니었다.

그런 팀을 상대로 다저스의 ‘왼손 괴물’ 류현진(27)은 2년 연속 ‘가을 잔치’에서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은 투수임을 재차 입증했다.

류현진은 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미국프로야구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5전 3승제) 3차전에서 6이닝 동안 홈런 1개 포함 안타 5개를 맞았으나 상대 타선을 1점으로 막고 7회 타석에서 스콧 밴슬라이크로 교체됐다.

1-1로 맞선 상황에서 교체돼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지만 류현진은 ‘포스트시즌의 사나이’라는 세인트루이스의 선발 존 래키와 시종 팽팽한 투수전을 펼치며 기대에 부응했다.

래키는 2002년, 2013년 각각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낀 가을 야구의 베테랑이다.

7회말 바통을 이어받은 스콧 엘버트가 집중타를 맞고 2점을 준 바람에 결국 다저스는 1-3으로 패했으나 류현진은 큰 경기에서 이름값은 했다.

류현진은 먼저 24일 만에 실전 등판의 공백 우려를 쾌투로 잠재웠다.

지난달 12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갑작스러운 어깨 통증을 호소한 류현진은 이후 어깨 염증으로 제거하고자 코르티손 주사를 맞는 등 포스트시즌을 겨냥해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데 주력했다.

불펜 투구와 타자를 세워 놓고 던지는 시뮬레이션 피칭을 거쳐 이날 마침내 선발 등판한 류현진은 6회까지 시속 150㎞짜리 묵직한 직구를 뿌리고 호투의 발판을 놨다.

이날 뿌린 94개의 공 중 52개가 빠른 볼이었다.

빠른 볼과 시속 차가 30㎞가 난 폭포수 커브는 이날의 필살기였다.

2회 무사 1,2루에서 존 제이를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한 공도, 4회 콜튼 웡을 병살로 잡아낸 공도, 6회 강타자 맷 할러데이를 3루 땅볼로 엮은 공도 모두 커브였다.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등 팔색조의 축을 이루는 나머지 두 개의 변화구도 잘 들어갔다면 금상첨화였겠지만 세인트루이스 타선을 봉쇄하기에 빠른 볼과 커브 두 구종만으로도 충분했다.

지난 3일 NLDS 1차전에서 당대 최고 투수라는 다저스 에이스 클레이턴 커쇼의 혼을 빼놓고 집중타를 터뜨려 대역전극을 이뤄낸 세인트루이스 타선은 이날 류현진에게만큼은 날카로운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붉은색 홍관조(카디널스) 유니폼을 입은 4만7천574명의 일방적인 세인트루이스 팬들의 응원에도 페이스를 잃지 않은 장면은 류현진의 두둑한 배짱을 증명한다.

올해 정규리그에서 14승을 거둔 류현진은 방문경기에서 10승을 건졌을 정도로 원정에서 강한 모습을 보였다.

NLDS 3차전 등판을 앞두고 기자회견에서 류현진은 원정에서 강한 장점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했고 이날 등판에서 약속을 지켰다.

지난해 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세인트루이스를 상대로 홈인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7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잘 던져 승리를 거둔 류현진은 올해에는 장소가 바뀌었음에도 평정심을 잃지 않고 집중타를 피했다.

한창 타격감각이 좋은 맷 카펜터에게 홈런을 허용한 것이 유일한 흠이었다.

데일 스콧 구심의 오락가락하는 스트라이크 존을 슬기롭게 극복한 점도 높이 살 만하다.

스콧 주심은 높은 볼에는 스트라이크 판정을 후하게 했으나 스트라이크 존 내외곽을 구석구석 찌르는 공에는 좀처럼 팔을 올리지 않아 양팀 투수들에게 혼란을 줬다.

류현진은 주심의 일관성 없는 스트라이크 존과 예리하지 못한 슬라이더·체인지업 탓에 2∼3회, 세 차례나 풀카운트 승부를 펼치며 무려 45개의 공을 던졌으나 4∼5회 투구수를 15개로 확 줄이며 선발 투수 최소 몫인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내 투구)를 해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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