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亞챔피언십, 2018년 자카르타 AG, 2019년 프리미어 12 출전

한국 야구 사상 첫 국가대표팀 전임 사령탑에 뽑힌 선동열(54) 전 KIA 타이거즈 감독의 임기가 2020년 도쿄 올림픽까지라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결국, 선 감독에게 주어진 임무는 전승 우승을 달성했던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의 영광을 야구가 12년 만에 복귀하는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 재현하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 감독은 24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궁극적인 목표는 2020년에 열리는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 감독은 오는 11월 일본에서 24세 이하 선수들이 출전하는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 대회부터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2019년 프리미어 12,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이끌게 된다.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 대회에서 새로운 얼굴을 발굴하고, 아시안게임에서는 3연패의 목표를 달성해 자신감을 끌어올린 뒤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다는 것이 선 감독이 그린 로드맵이다.

선 감독은 이를 위해 병역 등 다른 고려 요인은 제쳐놓고 오직 기량만으로 대표 선수를 뽑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에서 금메달 따는 게 목표”라며 “(군 미필자들에게) 병역 혜택을 주고 싶지만, 금메달을 따기 위해서 최고의 기량을 갖춘 선수를 뽑을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올림픽 직전 대회인 2019년 프리미어 12에 대해서는 “프리미어 12에 뽑히는 멤버들이 거의 올림픽에 나가는 선수라고 볼 수 있다. 그쪽에 초점을 맞추고 선수들을 구성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병역 혜택을 노리고 대회를 취사선택하거나, 아니면 그런 혜택이 없는 ‘프리미어 12’ 같은 대회를 꺼리는 풍조를 아예 근원적으로 차단하겠다는 것이 선 감독의 구상이다.

선 감독에게 3년의 임기를 보장한 것 역시 장기적인 안목에서 대표팀을 구성할 시간을 주겠다는 의미다. 선동열 감독 역시 그 의미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선 감독은 “오승환, 김광현, 정근우, 김태균, 이대호 등이 베테랑들이 계속 대표팀에 뽑힌 것은 잘했기 때문이다. 2020년 올림픽까지 베테랑들이 잘한다면 당연히 뽑을 수 있다”며 인위적인 세대교체에는 선을 그었다.

선 감독은 전임 사령탑 후보 중에서 첫 손으로 꼽힐 정도로 많은 경험을 자랑한다.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투수코치로 뛰며 4강을 맛본 데 이어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예선 기간 수석코치로 함께했다. 2015년 프리미어 12 대표팀 투수코치로 기적과 같은 우승을 일궈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선 감독을 초대 전임감독으로 뽑은 것도 이러한 경험치를 믿었기 때문이다. 대표팀을 지탱할 선발투수가 부족한 상황에서 ‘지키는 야구’에 능한 선 감독의 능력에 기댄 측면도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어쩌면 국가대표에 대한 사명감일 수 있다.

선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표팀 코치로 국제대회를 치러보니 예전보다는 태극마크에 대한 사명감과 책임감이 떨어져 있다는 걸 느꼈다”며 “한국 야구를 이끌어갈 대표 선수들이라면 사명감과 책임감을 느꼈으면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