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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시구한 날, 명품 ‘효자투’ 선물하다

어머니가 시구한 날, 명품 ‘효자투’ 선물하다

한재희 기자
입력 2019-05-13 18:02
업데이트 2019-05-14 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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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이닝 9K 무실점 류현진 시즌 5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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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홈 경기에서 무실점 호투로 8이닝을 마친 류현진(가운데 뒷모습)이 더그아웃에서 데이브 로버츠(오른쪽 두 번째) 감독 등 코칭스태프의 환영을 받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AP 연합뉴스
13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홈 경기에서 무실점 호투로 8이닝을 마친 류현진(가운데 뒷모습)이 더그아웃에서 데이브 로버츠(오른쪽 두 번째) 감독 등 코칭스태프의 환영을 받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AP 연합뉴스
‘행복한 어머니의 날.’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류현진(32)이 13일 미국프로야구(MLB)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경기가 끝난 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어머니에게 꽃다발을 선물하는 사진과 함께 올린 글이다. 류현진은 ‘어머니의 날’(5월 둘째주 일요일)을 맞이해 시구를 하고자 경기장을 찾은 어머니 박승순씨에게 잊지 못할 선물을 선사했다. 올해 MLB 최고 연봉 투수인 워싱턴의 스티븐 스트라스버그(3833만 달러·약 455억원)와의 선발 맞대결에서 7.1이닝까지 ‘노히트 쇼’를 펼치며 시즌 5승(1패)째를 당당히 쟁취해 냈다. 지난 8일 어머니 생일이자 한국의 어버이날 때 완봉승을 거둔 것에 이어 또다시 ‘효자 호투’를 펼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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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인스타그램 계정에 ‘행복한 어머니의 날’이란 글과 함께 올린 어머니 박승순(왼쪽)씨 사진.  류현진 인스타그램 캡처
류현진이 인스타그램 계정에 ‘행복한 어머니의 날’이란 글과 함께 올린 어머니 박승순(왼쪽)씨 사진.
류현진 인스타그램 캡처
류현진은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워싱턴과의 홈 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해 8이닝 동안 9탈삼진 1피안타 무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봉쇄했다. 두 경기 연속 무실점 투구로 평균자책점을 1.72로 끌어내렸다. 류현진의 활약 덕에 다저스는 6-0으로 승리했다.

류현진은 이날 2013년 MLB 데뷔 이후 최다인 116구를 뿌리며 3경기 연속 8이닝 이상 막았다. 지난 4월 초 왼쪽 내전근(사타구니) 부상으로 잠시 선발로테이션에서 이탈했음에도 올 시즌 52.1이닝을 소화하며 이 부문 내셔널리그 8위에 올랐다. 최근 몇 년간 크고 작은 부상을 겪으며 내구성이 약하다는 평가가 따라다녔는데 사이영상 후보로 언급될 정도의 호투로 건강 우려도 불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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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뉴욕 양키스전에서 4타수 2안타로 활약한 탬파베이 레이스의 최지만이 인스타그램 계정에 이날 경기 때 신은 핑크색 운동화에 ‘다시 태어나도 엄마 아들!’이라는 메시지를 담아 올린 사진. 최지만 인스타그램 캡처
13일 뉴욕 양키스전에서 4타수 2안타로 활약한 탬파베이 레이스의 최지만이 인스타그램 계정에 이날 경기 때 신은 핑크색 운동화에 ‘다시 태어나도 엄마 아들!’이라는 메시지를 담아 올린 사진.
최지만 인스타그램 캡처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상대로 완봉승을 합작한 포수 러셀 마틴과 다시 호흡을 맞춘 류현진은 1~3회 동안 한 명의 주자도 진루를 허락하지 않는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 4회에는 24구를 뿌리며 잠시 흔들렸지만 피안타는 없었다. 5회에 곧바로 평정심을 찾고 10구로 이닝을 끝냈다. 6회 1사 때는 스트라스버그의 타구가 우익수 앞에 떨어지며 피안타가 나올 뻔했지만 다저스의 코디 벨린저의 빨랫줄 송구 덕에 1루에서 타자를 잡아냈다. 7회에도 삼진 두 개를 보탠 류현진은 이미 98구로 한계 투구에 이르렀지만 노히트를 이어 가기 위해 8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8회 두 번째 타자 헤라르도 파라가 류현진의 시속 146㎞짜리 포심패스트볼을 상대로 좌중간을 가르는 안타를 만들었다. 류현진은 노히트가 깨지자 멋쩍은 미소를 지었고, 홈 관중들은 기립박수로 류현진을 격려했다. 류현진은 8회에 남은 아웃카운트 두 개를 마저 잡아낸 뒤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류현진은 4회초 브라이언 도저에게 시즌 세 번째 볼넷을 허용했다. 지난달 21일 밀워키 브루어스전 이후 처음 나온 볼넷이다. 류현진은 마치 실점을 당한 듯 잠시 어두운 표정을 지었지만 그의 삼진·볼넷 비율은 18.00으로 이 부문 압도적 1위다.

류현진은 경기 후 “요즘 몇 경기는 처음부터 마운드에서 내려오기까지 제구도, 컨디션도, 몸도 너무 좋은 상태로 계속 진행됐다”며 “(노히트를 놓쳤지만) 실망하지는 않았다. 아쉽긴 하지만 다음을 노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엄마에게 가장 좋은 날 가장 잘한 것 같아서 기분 좋다. 다음 아빠 생신날에도 잘 던져야 할 것 같다”며 웃음을 지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2019-05-14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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