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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아진 S존, 최정도 어려운 ‘하이 패스트볼’ 전성 시대가 온다

높아진 S존, 최정도 어려운 ‘하이 패스트볼’ 전성 시대가 온다

류재민 기자
류재민 기자
입력 2022-01-12 18:11
업데이트 2022-01-12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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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심판들이 1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바뀐 스트라이크존에 적응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야구 심판들이 1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바뀐 스트라이크존에 적응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과거에 낮게 던지는 것이 미덕인 시대에 높은 공을 던지는 투수는 제구력이 부족하다고 평가됐다. 그러나 야구가 변하면서 이제는 높은 공을 못 던지는 투수가 그런 평가를 들을 가능성이 커졌다. 넓어진 스트라이크존과 함께 ‘하이 패스트볼’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하이 패스트볼은 스트라이크존을 상하로 3등분 했을 때 위쪽에 들어오는 빠른 공을 의미한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올해부터 스트라이크존을 넓히기로 하면서 하이 패스트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투수들이 많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패스트볼 대비 하이패스트볼 비율은 39.4%였는데 올해 더 높아질 수 있다.
12일 KBO 공식 기록업체인 스포츠투아이의 투구추적시스템(PTS)에 따르면 하이 패스트볼의 가치는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해 패스트볼의 피안타율은 0.278, 피장타율은 0.412?였는데 하이 패스트볼의 피안타율은 0.243, 피장타율은 0.374로 뚝 떨어졌다. ‘높은 공은 장타를 허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편견과는 반대되는 수치다.

실제 개별 타자들의 기록도 마찬가지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지난해 홈런왕 최정(SSG 랜더스)은 직구 장타율이 가운데는 0.783, 낮은 쪽은 0.688인 반면 높은 쪽은 0.550로 차이가 있었다. 리그 대표 거포인 박병호(KT 위즈)도 지난해 가운데 들어온 직구의 장타율은 0.725, 낮은 쪽은 0.480이지만 높은 쪽은 0.317로 뚝 떨어졌다.
최정의 지난 시즌 직구 장타율. 스탯티즈 캡처
최정의 지난 시즌 직구 장타율. 스탯티즈 캡처
하이 패스트볼이 먹히는 구종이 된 건 스윙 궤적이 변화한 영향이 크다. ‘홈런 타자의 발사각은 25~30도’라는 데이터 앞에 타자들도 이를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장타율 가치가 높아지면서 타자들은 과거에 많이 썼던 ‘레벨 스윙’(수평으로 배트를 휘두르는 타격 자세)보다 ‘어퍼 스윙’(아래에서 위로 퍼 올리는 타격 자세)을 선호했다. 공을 아래에서 퍼 올릴 준비를 하는 타자들이 높게 들어오는 공을 치기란 쉽지 않다.

장성호 KBSN스포츠 해설위원은 “하이 패스트볼은 타자들 눈에 가깝게 되니까 타자들이 더 빠르게 느낄 수 있다”면서 “그러면 반응 속도를 빨리 가져가야 하는데 수직 낙하가 덜 되는 공이다 보니 파울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동현 SBS 스포츠 해설위원도 “노림수를 가진 타자들은 하이 패스트볼에 어정쩡하게 휘둘러 체크 스윙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짚었다.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도 높은 쪽 코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재미를 보고 있다. 류현진은 지난해 높은 쪽의 ‘하드 히트’(타구 속도 95마일 이상) 비율은 가운데가 33%, 낮은 쪽이 20%지만 높은 쪽은 10.7%에 그쳤다. 타자들이 높은 쪽에 힘을 못 쓴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하이 패스트볼 활용은 또 다른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제구력이 떨어지는 투수는 실투로 홈런을 맞을 수 있다”면서 “메이저리그 타자들도 오히려 삼진을 당하더라도 장타를 늘리는 쪽이어서 지금 전체 평균 타율이 0.250을 밑돈다. 긍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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