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훈 MVP 수상, 그만한 이유 있었을 것…난 화려한 플레이보다 궂은일 많이 했다”

“허훈 MVP 수상, 그만한 이유 있었을 것…난 화려한 플레이보다 궂은일 많이 했다”

최영권 기자
최영권 기자
입력 2020-04-29 18:02
업데이트 2020-04-30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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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농구 MVP 놓친 김종규 인터뷰

허훈 플레이 임팩트 커… 정말 축하
스스로에게 고생했다고 말해줄 것
다음 시즌 MVP 받도록 욕심내겠다
국가대표팀 지원, 10년 전보다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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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농구 국가대표 센터이자 이번 시즌 원주 DB를 프로농구 1위에 올려놓은 주역인 김종규가 29일 서울 용산구 자택 인근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국 농구 국가대표 센터이자 이번 시즌 원주 DB를 프로농구 1위에 올려놓은 주역인 김종규가 29일 서울 용산구 자택 인근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번 시즌 한국 프로농구 최우수선수(MVP)로 허훈(25·부산 kt)이 지난 20일 뽑혔을 때 김종규(30·원주 DB)가 받아야 했다는 반발 여론도 많았다. 허훈도 빼어난 활약을 했지만 팀 성적이 하위권인 6위에 그쳤기 때문이다. 상위권 팀이 아닌 하위권 팀에서 MVP가 나온 건 극히 이례적인 데다 DB를 1위로 이끈 김종규의 성적이 허훈에게 결코 뒤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MVP 기준에 일관성이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울신문은 29일 서울의 한 카페에서 김종규와 인터뷰를 갖고 속내를 들어 봤다.

-이번 시즌 MVP를 허훈이 아닌 김종규가 받아야 했다는 여론도 많았다. 일각에선 허훈의 아버지인 ‘농구 대통령’ 허재의 후광이 부지불식간에 조금이라도 작용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는데.

“훈이(허훈)도 좋은 활약을 보여 줬다. 많은 사람들이 MVP라고 생각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임팩트가 컸다. 내년에도 좋은 모습을 보여 줬으면 하는 게 형으로서의 바람이다. 정말 축하한다. 나는 MVP 경쟁을 한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내 포지션은 화려함보다는 보이지 않는 부분이 더 많다. 그래도 올해 다치지 않고 전 경기를 출전한 부분은 스스로에게 고생했다고 말해 주고 싶다.”

-2014년 루키 때 “KBL을 대표하는 선수가 되고 싶은 게 목표”라고 했는데 목표를 이룬 거 아닌가.

“‘됐다’라고 말하기에는 갈 길이 멀다. 정말 KBL을 대표한다면 MVP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MVP를 받아야 가치를 인정받는 거다. 첫 번째 목표는 팀 통합 우승이고 두 번째는 MVP를 받는 것이다. 다음 시즌에는 MVP를 꼭 받고 싶다. 욕심을 내보고 싶다.”

-욕심나는 기록은.

“리바운드와 블록이다. 내 포지션에서는 두 기록이 가장 중요하다. 이번 시즌에 리바운드를 더 많이 했어야 했다.”

-미들 레인지 점퍼가 장기인데 3점슛과의 차이가 큰가.

“한 발, 두 발 차이가 크다. 미들슛이 편한 선수는 3점슛이 불편하고, 3점슛이 편한 선수는 미들슛이 불편하다. 3점슛은 최근에 연습을 많이 하고 있다. 시합 때 쏠 수 있게끔 나만의 스텝과 움직임으로 연습하고 있다.”

-10년 전 “김주성이 롤모델이다”고 했는데 DB에서 김주성 코치와 만났다.

“감사하게 생각한다. 코치님이 “1년에 1~2개씩 배운다는 생각으로, 멀리 보고 가자”고 말씀하셨다. 원래 형이라고 불렀지만 이젠 코치님이라고 부른다.”

-이상범 감독은 어떤 스타일인가.

“실수했을 때 빼지 않고 기회를 더 주신다. 감독님만 갖고 있는 점이다. 그래서 시너지 효과가 난다.”

-LG 원클럽맨 이미지가 강했는데 DB로 간 이유는.

“말씀드리기 조심스럽다. LG에서 원하는 부분과 내가 원하는 부분이 조금 달랐다. LG와 시합을 하면 아직까지 어색하고 이상한 기분이 있다.”

-LG전에서 감전규(플라핑) 논란도 있었다.

“잘못한 거 맞다. 선수로서 해선 안 될 행동도 맞다. 조금의 변명을 드리면 이기고 싶은 마음이 컸던 거 같다.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

-10년 전 처음 국가대표가 됐을 때와 지금의 국가대표팀을 향한 지원을 비교하면.

“10년 전과 비교해서 반의 반의 반도 안 된다. 모든 면에서 완벽하게 퇴보했다. 지금은 떨어질 곳이 없는 느낌이다.”

글 사진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2020-04-3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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