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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경기’에 강한 신인, 신인왕을 이기다

‘큰 경기’에 강한 신인, 신인왕을 이기다

오세진 기자
입력 2022-04-11 12:11
업데이트 2022-04-11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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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오리온 이정현, 첫 PO 경기 맹활약
위기 때마다 3점슛 터뜨려…뛰어난 수비도
“자신감 있었다…큰 경기일수록 힘 생겨”

사진은 고양 오리온 가드 이정현이 9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21~22시즌 남자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울산 현대모비스와의 1차전 경기에서 슛을 하고 있는 모습. 2022.4.9. KBL 제공
사진은 고양 오리온 가드 이정현이 9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21~22시즌 남자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울산 현대모비스와의 1차전 경기에서 슛을 하고 있는 모습. 2022.4.9. KBL 제공
“너무 뛰고 싶었어요. 빨리 (코트로) 들어가기만을 기다렸던 것 같아요.”

플레이오프는 정규리그와 분위기가 다르다. 최종 우승 팀을 가리기 위한 단기전인 만큼 선수들은 정규리그 때보다 더 높은 압박감과 긴장감을 경험한다. 실책 하나에도 경기 흐름이 한순간에 넘어갈 수 있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베테랑들도 긴장하는 무대가 플레이오프다.

하지만 고양 오리온 ‘슈퍼 루키’ 이정현(23)은 위축되지 않았다. 기다렸다는 듯이 자신의 강점을 발휘했다. 지난 9일 울산에서 열린 2021~22시즌 남자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1차전 경기에서 18분 정도를 뛰며 15득점, 어시스트 2개, 스틸 3개를 기록하며 팀의 87-83 승리에 기여했다.

이정현은 11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플레이오프 분위기가 어떤지 같은 팀 형들로부터 이야기를 많이 들으면서 정규리그 때보다 더 차분하고 진지하게 경기에 임하려고 했던 것이 좋은 경기력으로 이어졌다”면서 “그렇게 떨리지 않았다. 자신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정현은 팀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경기 흐름을 바꿨다. 오리온은 지난 1차전 때 1쿼터 시작 약 5분 후 12-2로 앞서다가 울산 현대모비스에게 득점을 계속 허용하면서 21-18로 바짝 추격을 당했다. 2쿼터 중반엔 29-31로 역전을 당했다. 강을준 감독은 이정현을 코트에 투입했다.
사진은 고양 오리온 가드 이정현(가운데)이 9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21~22시즌 남자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울산 현대모비스와의 1차전 경기에서 슛을 하고 있는 모습. 2022.4.9. KBL 제공
사진은 고양 오리온 가드 이정현(가운데)이 9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21~22시즌 남자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울산 현대모비스와의 1차전 경기에서 슛을 하고 있는 모습. 2022.4.9. KBL 제공
이정현은 첫 슛인 3점슛을 성공해 오리온의 역전을 이끌었다. 이후 현대모비스 가드 서명진(23)을 하프라인에서 강하게 압박해 실책을 유도한 뒤 레이업슛을 넣었다. 오리온이 36-33로 앞서가는 순간이었다.

3쿼터 때도 이정현의 활약은 계속됐다. 오리온이 3쿼터 종료 약 1분 49초 전 54-62로 뒤지고 있던 상황에서 이정현은 다시 3점슛을 넣어 추가 실점을 막아냈다. 4쿼터 시작 약 1분 뒤에 현대모비스가 72-61로 10점차 이상 달아났을 때도 이정현은 3점슛을 넣어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현대모비스가 오리온의 압박수비에 고전하는 동안 올해의 신인선수상 수상자 이우석(23·현대모비스)은 이정현의 수비에 막혀 실책을 범하기도 했다. 이우석은 그날 11득점을 했지만 야투 성공률은 36.4%에 그쳤고 실책 5개를 범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정현은 “상대팀 볼 핸들러인 서명진·이우석 선수를 강하게 압박하면 우리 팀 경기가 잘 풀릴 것으로 생각했다”면서 “수비만큼은 제대로 하자고 마음 먹고 경기에 임했다”고 말했다.
사진은 고양 오리온 가드 이정현(오른쪽)과 머피 할로웨이가 지난달 25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1~22시즌 남자프로농구 전주 KCC와의 경기에서 서로 하이파이브를 하려고 하는 모습. 2022.3.25. KBL 제공
사진은 고양 오리온 가드 이정현(오른쪽)과 머피 할로웨이가 지난달 25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1~22시즌 남자프로농구 전주 KCC와의 경기에서 서로 하이파이브를 하려고 하는 모습. 2022.3.25. KBL 제공
수비로 전세를 뒤집은 오리온은 경기 종료 1분 43초 전 왼쪽 코너에서 3점슛을 넣어 85-76으로 앞서가며 승기를 굳혔다. 이정현의 손끝에서 나온 슛이었다.

이정현은 “최근 코로나19로 경기가 계속 연기되면서 정규리그 막판에 경기 일정이 빠듯해지다보니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그러면서 슛 감각도 안 좋았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휴식도 많이 취했고, 야간에 슈팅 연습도 하면서 컨디션을 회복했다”고 밝혔다.

52경기 출전에 경기당 평균 23분 정도를 뛰면서 9.7득점, 어시스트 2.7개, 가로채기 1.0개. 이정현의 올 시즌 정규리그 기록이다. 이정현은 생애 첫 프로 무대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적은 시간을 뛰면서 더 높은 득점과 스틸을 기록했다. 이정현은 자신을 “‘큰 경기’를 즐기는 선수”라고 표현했다.

“큰 경기에 집중력도 더 좋아지고, 에너지 레벨도 자연스럽게 더 올라가요.” 일례로 이정현이 지난 2018년 대학농구U리그 챔피언결정전 때 연세대를 우승으로 이끌며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을 당시 그는 대학교 1학년이었다.

이정현은 “더 높은 위치로 올라가기 위해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지난 1차전 경기 때의 에너지 레벨을 잃지 않도록 컨디션 유지를 잘 해서 계속 이기고 싶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와 오리온의 6강 플레이오프 2차전 경기는 이날 오후 7시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다.
오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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