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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려나가고, 경기장 못들어가고…베이징올림픽 전세계 취재진 ‘분노’

끌려나가고, 경기장 못들어가고…베이징올림픽 전세계 취재진 ‘분노’

김채현 기자
김채현 기자
입력 2022-02-06 11:42
업데이트 2022-02-06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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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로 경기를 지켜보는 외신 기자들. 장자커우 류재민 기자
TV로 경기를 지켜보는 외신 기자들. 장자커우 류재민 기자
외신기자 99% “과도한 협박·추방”
“취재 여건 국제기준 부합하지 않아”
“中 취재 점점 원격으로 변해”


중국 보안요원이 현장 생중계하던 외신기자를 끌어내는 등 올림픽을 위해 경기장을 찾은 전 세계 취재진을 상대로 중국의 ‘과도한 협박’이 논란이다.

지난 4일 개막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현장을 생중계하던 외신기자를 중국 보안요원이 난입해 끌어내는 장면이 카메라에 고스란이 담겼다.

또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거리두기를 이유로 취재진이 기자실을 나가지 못해 경기 취재를 못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6일 미국 인터넷매체 액시오스에 따르면, 중국 외신기자클럽이 외신기자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99%가 취재 여건이 국제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62%는 “적어도 한 번은 방해를 받았다”고 밝혔으며, 방해 주체는 “경찰 또는 기타 공무원”이라고 했다.

응답자의 4분의 1 이상이 경찰에 의해 한 번 이상 괴롭힘, 구금 또는 심문을 받았다고 말했다.
중국 보안요원이 네덜란드 중계진을 끌어내는 모습. 당시 상황은 네덜란드 뉴스 화면으로 고스란히 생중계됐다. NOS 트위터
중국 보안요원이 네덜란드 중계진을 끌어내는 모습. 당시 상황은 네덜란드 뉴스 화면으로 고스란히 생중계됐다. NOS 트위터
중국 외신기자클럽 회원 192명 중 12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서 “과도한 협박이나 노골적인 추방으로 중국에서 강제로 쫓겨난 언론인의 수가 증가하면서 중국을 취재하는 것이 점점 원격 보도를 연습하는 게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설문조사 결과에 첨부된 설명을 보면, 중국 당국은 “일반적으로 소식통이 인터뷰에 명시적으로 동의한 후에도 오랫동안 수많은 소송이나 법적 조치를 위협하도록 조장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되어 있다.

그러면서 “중국 외신기자클럽은 중국에서 민사 또는 형사 소송 등에 연루된 외국인이 과거 판례에 따라 출국 금지 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상황을 경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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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의 취재진이 5일 베이징동계올림픽 크로스컨트리 경기장 미디어센터에서 조직위 측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장자커우 류재민 기자
세계 각국의 취재진이 5일 베이징동계올림픽 크로스컨트리 경기장 미디어센터에서 조직위 측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장자커우 류재민 기자
“경기 시작한다고! 게임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이번 올림픽 첫 메달 주인공이 탄생한 5일 장자커우 크로스컨트리 경기장에는 첫 메달 주인공을 취재하기 위해 전 세계에서 수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하지만 조직위는 코로나19로 거리두기가 필요하니 모두가 들어갈 수 없다는 이유로 경기 시작 15분 전, 믹스트존에 들어갈 인원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막상 15분이 되자 아무런 발표가 없었고, 전 세계 취재진은 발을 동동 굴러야만 했다.

참다 못한 외국 기자들은 “경기 시작한다. 게임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며 담당자에게 거센 항의를 이어갔다.

결국 경기가 시작하고도 정리되지 않아 대부분의 취재진이 기자실을 나가지 못하고 경기가 시작하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중국 보안요원이 네덜란드 중계진을 끌어내는 모습. 당시 상황은 네덜란드 뉴스 화면으로 고스란히 생중계됐다. NOS 트위터
중국 보안요원이 네덜란드 중계진을 끌어내는 모습. 당시 상황은 네덜란드 뉴스 화면으로 고스란히 생중계됐다. NOS 트위터
외신기자 끌어낸 ‘붉은 완장’ 中보안…생중계됐다
개막식이 열린 지난 4일, 네덜란드 매체 NOS의 기자가 경기장 밖에서 생중계하던 도중 갑자기 중국인 보안 요원이 난입해 기자를 끌어내렸고, 이 장면은 고스란히 전파를 탔다.

기자는 생중계를 이어가려 애썼지만, 결국 중계는 중단됐다가 잠시 후에야 다시 재개됐다.

기자가 마이크를 든 채 보도를 시작하자마자 갑자기 팔에 붉은 완장을 찬 남성이 난입해 중국어로 소리치며 기자를 화면 밖으로 끌어냈다.

생중계 당시 화려한 올림픽 경기장 대신 어두컴컴한 길거리가 배경으로 나온다는 이유로 보안 요원이 개입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대변인은 “안타까운 상황이었다. 누군가 지나치게 열성적이었던 것 같은데, 당시 기자는 곧 보도를 이어갈 수 있었다”라며 “이런 일은 일회적인 일이며, 베이징 대회를 보도하는 해외 취재진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해명을 내놨다.
김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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