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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베이징’ 중국이 개최하고 ‘도핑’ 러시아가 집어삼킨 올림픽

‘코베이징’ 중국이 개최하고 ‘도핑’ 러시아가 집어삼킨 올림픽

김소라 기자
김소라 기자
입력 2022-02-20 16:54
업데이트 2022-02-20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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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티베트·홍콩 인권 탄압한 中이 개최한 ‘평화의 제전’
펑솨이 ‘미투’ 무마... IOC도 일조
발리예바 도핑은 러시아 빙상계 ‘아동 학대’ 민낯 드러내
美 워싱턴포스트 “선수 중심으로 IOC 개혁해야”

2001년에 태어난 중국의 동계스포츠 종목 선수인 디니거 이라무장(왼쪽,크로스컨트리 스키)과 자오자원(스키 노르딕복합)이 4일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진행된 2022년 동계올림픽 개회식 성화 최종주자로 등장해 점화를 하기 전 관중들에게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이리무장은 미국 등의 외교 보이콧을 불러온 인권 문제가 제기된 신장위구르족 출신이다. 2022.2.4  베이징 AP 연합뉴스
2001년에 태어난 중국의 동계스포츠 종목 선수인 디니거 이라무장(왼쪽,크로스컨트리 스키)과 자오자원(스키 노르딕복합)이 4일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진행된 2022년 동계올림픽 개회식 성화 최종주자로 등장해 점화를 하기 전 관중들에게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이리무장은 미국 등의 외교 보이콧을 불러온 인권 문제가 제기된 신장위구르족 출신이다. 2022.2.4
베이징 AP 연합뉴스
“발리예바가 느꼈을 엄청난 부담감에 너무 괴로웠다. 그가 주변 사람들에게 받은 대우는 섬뜩했다.” 지난 17일 베이징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무너진 카밀라 발리예바(16)에게 예테리 투트베리제 코치가 질책하는 것을 본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장의 일갈이다.

그러나 스포츠계의 반응은 냉담했다. 2014년 국가 주도의 조직적인 도핑이 적발된 러시아에 올림픽 출전을 허용해 ‘면죄부’를 준 건 그가 이끈 국제올림픽위원회(IOC)였기 때문이다. 그는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의 테니스 스타 펑솨이가 ‘미투’(Me too) 폭로 뒤 잠적하자 그와 영상통화를 하며 논란을 무마하는 데 앞장섰다. “뻔뻔한 위선”(독일 도이체벨레)이라는 비아냥이 나온 이유다.

‘中 인권 탄압’에서 ‘러시아 도핑’까지... “스캔들 올림픽”
베이징동계올림픽은 ‘중국의 인권 탄압’으로 시작해 ‘러시아의 도핑’으로 끝났다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19일(현지시간) 사설을 통해 “올림픽은 오랫동안 논란으로 가득 차 있었지만, 이번 올림픽은 최악의 지점을 찍었다”면서 “2022년 베이징은 ‘스캔들 올림픽’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모든 논란을 자초하고도 뒷짐을 진 IOC에 대한 책임론도 일고 있다.

‘평화의 제전’은 개막 전부터 멍들기 시작했다. 신장(新疆)과 티베트, 홍콩에서 인권을 탄압하는 중국이 올림픽을 개최할 자격이 있느냐는 국제사회의 의문에도 중국과 IOC는 묵묵부답이었다. 펑솨이가 올림픽 개막을 한 달여 앞두고 성폭행 폭로를 ‘없던 일’로 되돌리면서 올림픽을 위해 여성 인권을 희생양으로 삼았다는 비판도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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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솨이(彭帥) AFP 연합뉴스
펑솨이(彭帥)
AFP 연합뉴스
미국을 비롯해 서방 국가들의 ‘외교적 보이콧’에 대해 중국은 “올림픽을 정치화하지 말라”고 응수했다. 그러나 옌자룽 베이징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대변인은 지난 17일 기자회견에서 “대만은 중국의 일부”, “신장 강제 노동 논란은 특정 세력이 만든 거짓말”이라며 사실상 “올림픽에 정치를 진출”(로이터통신)시켰다. 중국은 개막식의 최종 성화 봉송 주자로 위구르족 선수를 내세운 데 이어 신장이 ‘스키의 기원’이라는 주장까지 펴며 올림픽 무대를 서방 세계를 향한 ‘체제 선전’의 장으로 이용했다.

IOC도 눈 감으며 논란에 일조... ‘IOC 개혁’ 목소리 커진다
‘스캔들 올림픽’의 화룡점정을 찍은 건 중국의 ‘친구’인 러시아였다. 금지 약물을 복용한 발리예바가 올림픽 무대를 밟도록 한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의 결정은 정정당당하게 땀을 흘려 온 선수들의 노력에 생채기를 냈다. 그가 만 16세도 안 되는 청소년이라는 점, ‘투트베리제 사단’이 10대 선수들을 공장처럼 찍어내고 버려 왔다는 사실이 조명받으면서 아동학대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경기를 다 마치고 풀이 죽은 모습으로 링크를 나서는 발리예바. 베이징 류재민 기자
경기를 다 마치고 풀이 죽은 모습으로 링크를 나서는 발리예바. 베이징 류재민 기자
IOC에 대한 개혁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WP는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IOC 위원장 등에 대한 임기 제한 도입 ▲선수 중심의 ‘진실위원회’ 설립 ▲민주주의 국가에서의 올림픽 개최 노력이 필요해졌다고 강조했다.

김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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