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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팔로 8일간 57.5㎞… ‘철인’ 신의현의 눈부신 완주

두 팔로 8일간 57.5㎞… ‘철인’ 신의현의 눈부신 완주

류재민 기자
류재민 기자
입력 2022-03-12 18:47
업데이트 2022-03-12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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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현이 12일 중국 허베이성 장자커우 국립바이애슬론센터에서 열린 크로스컨트리스키 경기에서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신의현이 12일 중국 허베이성 장자커우 국립바이애슬론센터에서 열린 크로스컨트리스키 경기에서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철인’ 신의현(42·창성건설)이 마지막 완주에 성공하며 2022 베이징동계패럴림픽을 마쳤다.

신의현은 12일 중국 허베이성 장자커우 국립바이애슬론센터에서 열린 크로스컨트리스키 남자 좌식 미들(10km)에서 34분51초4의 기록으로 전체 34명 중 10위를 기록했다. 이날 경기까지 마치면서 신의현은 지난 5일부터 12일까지 8일간 크로스컨트리스키와 바이애슬론 각 3종목씩 총 6종목에서 57.5㎞(벌칙 주로 제외)의 완주를 마쳤다.

4년 전 평창에서는 7종목 완주로 약 64㎞를 달린 그는 40대의 몸으로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도 모두 완주를 마치며 철인의 면모를 과시했다. 평창에서는 금메달과 동메달을 각각 1개씩 수확한 그는 베이징에서는 크로스컨트리스키 18㎞와 바이애슬론 인디비주얼 12.5㎞에서 거둔 8위가 이번 대회 최고 성적이다.

따뜻해진 날씨 속에 이날 경기장은 눈이 녹아 선수들이 경기에 어려움을 겪었다. 신의현은 “눈 상태가 이렇게 좋지 않으면 제가 장애가 비교적 가벼우니 원래 더 잘 타야 하는데, 고도 적응을 못 한 건지 나이를 먹어서 그런 건지 힘들어서 제대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 같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대한장애인체육회는 이번 대회 메달 후보로 신의현을 꼽았다. 4년 전 평창에서 선전한 만큼 기대가 컸다. 신의현은 “부담감이 없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부담감 속에서도 ‘잘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가졌다”면서 “대회를 하면 할수록 자신감이 떨어졌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하자’고 생각하고 나섰다”고 말했다.
역주하는 신의현.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역주하는 신의현.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코로나19로 제약이 생기면서 코스를 대비할 기회가 부족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신의현도 정보가 부족했던 점을 성적의 원인으로 진단했다. 그럼에도 그는 “아쉽지만 (메달리스트들이) 저보다 더 열심히 한 선수들이었으니 깨끗하게 인정한다. 더 노력한 사람이 메달을 가져가는 게 맞다”며 스포츠 정신을 보여줬다.

비록 메달은 없지만 신의현은 지치지 않고 6경기 모두 완주한 것만으로도 대단한 성과를 남겼다. 신의현 역시 “전 종목에서 완주한 것에 만족하고 자부심을 가져야 할 것 같다”면서 “스포츠는 결국 자신을 이겨야 이기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 생각으로 끝까지 완주하는 모습을 국민께 보여주자고 다짐하며 달렸다”고 밝혔다. 그의 별명인 ‘철인’답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2006년 대학 졸업을 하루 앞두고 교통사고로 장애인이 된 신의현은 한국 장애인 스포츠사에 큰 획을 남겼다. 휠체어농구를 시작으로 파라아이스하키를 섭렵한 그는 2015년 노르딕스키에 입문해 간판 스타가 됐다. 38살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처음 패럴림픽에 나선 그는 첫 도전에서 금메달을 걸며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날을 끝으로 모든 일정을 마친 신의현은 4년 뒤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패럴림픽에 대해서는 아직 계획이 없는 상태다. 그때는 나이가 46세라 도전하기가 더 어렵다. 신의현은 “기량이 된다면 나갈 수도 있지만, 아직 정해진 건 없어서 장담하긴 어렵다”며 “더 잘하는 후배가 나오면 그 선수를 적극적으로 키워주고 싶다”고 차기 계획을 밝혔다.
베이징 패럴림픽공동취재단·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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