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챔스 악연’ 루즈니키 서 첫 중계
축구 해설위원으로 변신한 박지성(오른쪽)이 15일 러시아월드컵 개막전이 열린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 중계석에서 배성재 SBS 아나운서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모스크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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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즈니키 스타디움은 박지성이 선수로 뛰었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2008년 5월 첼시와 2007~200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치른 곳이다. 하지만 박지성은 결승전 선발에서 제외돼 운동복이 아닌 정장을 입고 이 경기장의 관중석에서 소속팀의 우승 장면을 지켜봐야 했다.
박지성은 이번엔 경기장이 아닌 중계석 마이크 앞에 앉았다. 그는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4강 신화를 합작했던 이영표(KBS), 안정환(MBC) 해설위원과 입담 대결을 벌이며 비교적 무난한 해설로 신고식을 치렀다. 시청률은 KBS가 3.3%로 가장 높았으며 MBC가 2.9%, SBS는 2.7% 순으로 나타났다.
박지성은 경기 전 “그동안 개최국이 첫 경기에서 패배한 적은 한 번도 없었고 여러 점에서 러시아가 유리하지만 사우디가 예상을 깨는 반전을 보여 아시아국으로서 선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골이 연신 터지자 “자존감을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사우디 선수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박지성은 이날 경기 내용을 침착하게 전달하는 담백한 해설을 펼쳐 ‘언성 히어로’(이름 없는 영웅)로 불렸던 현역 시절을 떠올리게 했다. 함께한 배성재 아나운서는 “판단력이 빠르고 정확히 이야기한다”며 “선수시절처럼 이타적인 해설”이라고 평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2018-06-16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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