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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완진 아직 살아있다’ 증명하고 싶다”…멈출 수 없는 도전

“‘강완진 아직 살아있다’ 증명하고 싶다”…멈출 수 없는 도전

오세진 기자
입력 2022-04-20 18:00
업데이트 2022-04-2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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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아시안게임 태권도 품새 국가대표 선발
2018·2019 태권도 품새 국제대회 우승 석권
부상으로 접을 뻔한 꿈 어렵게 복귀해 되살려
“오랫동안 회자될 수 있는 선수 되고파” 포부

오는 9월 중국 항저우아시안게임 태권도 품새 종목 국가대표 선수로 출전하는 강완진이 지난 11일 경북 영천체육관에서 실시된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공인품새 경기를 하고 있다. 대한태권도협회 제공
오는 9월 중국 항저우아시안게임 태권도 품새 종목 국가대표 선수로 출전하는 강완진이 지난 11일 경북 영천체육관에서 실시된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공인품새 경기를 하고 있다. 대한태권도협회 제공
“한 번 시작했으면 끝을 봐야죠.”

강완진(24·도복소리태권도장) 선수의 ‘끝’은 어디일까. 오는 9월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 태권도 품새 개인전 국가대표 선수로 선발된 강완진 선수는 이미 주요 국제대회를 석권했다. 2018년 베트남 호치민 아시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 개인·단체전 1위, 같은 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단체전과 대만 타이베이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 단체전 1위, 2019년 이탈리아 나폴리 하계 유니버시아드 개인·단체전 1위로 우승 단골손님이다.

하지만 강완진 선수는 “아직 배고프다”고 했다. 그는 20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참가하는 국제대회는 한 번 맛보면 계속 맛보고 싶은 무대”라면서 “현역 선수로 있는 동안 최고의 자리까지 가고 싶다”고 밝혔다.

아시안게임 결승전까지 가기 위해서는 공인품새와 자유품새를 모두 준비해야 한다. 자유품새는 태권도 기술을 바탕으로 안무와 음악이 함께 어우러진 종목이다. 품새별 세부 동작의 정확도 및 표현력을 평가하는 공인품새와 달리 자유품새는 뛰어 옆차기와 앞차기, 회전 발차기, 연속 발차기 등의 기술 난이도와 연출력이 생명이다. 선수가 얼마나 높이 뛰는지, 높이 뛰어 발차기는 얼마나 하는지, 몇 회까지 회전할 수 있는지를 평가한다. 곡예에 가까운 화려한 기술을 볼 수 있다.

강완진 선수는 “자유품새는 공인품새와 완전히 다른 종목이다. 둘 다 1등할 수 있는 실력을 키우는 일은 정말 어렵다”면서 “선수생활을 시작한 중학교 1학년 때부터 고교 때까지 공인품새만 연습하다가 2017년 대학교 1학년 때 자유품새를 처음 접했는데, 당시 꾸준히 훈련했던 게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오는 9월 중국 항저우아시안게임 태권도 품새 종목 국가대표 선수로 출전하는 강완진(왼쪽 첫 번째)이 지난 11일 경북 영천체육관에서 실시된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공인품새 경기를 하고 있다. 대한태권도협회 제공
오는 9월 중국 항저우아시안게임 태권도 품새 종목 국가대표 선수로 출전하는 강완진(왼쪽 첫 번째)이 지난 11일 경북 영천체육관에서 실시된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공인품새 경기를 하고 있다. 대한태권도협회 제공
품새 동작을 잘 하기 위해서는 탄탄한 기초체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강완진 선수는 “한 다리로 몸을 지탱하는 학다리서기나 발차기 동작이 아니더라도 손동작을 할 때 허리를 이용하고 어깨를 쓰기 때문에 몸의 균형을 잡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술 동작 과정에서 중심을 잃지 않아야 한다”면서 “고교 때 정말 힘들게 운동했는데 그때 기른 기초체력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고가 되고 싶다는 강완진 선수에게 이번 아시안게임 출전이 더욱 간절했던 이유는 따로 있다. 부상이다. 강완진 선수는 지난해 1월 왼쪽 아킬레스건 완파 부상을 당했다. 재활 기간에 강완진 선수를 괴롭힌 것은 ‘선수 생명이 끝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었다.

“선수에겐 치명적인 부상이라 높이 뛰는 동작이 많은 자유품새 경기를 앞으로 할 수 있을지 많이 불안했어요. 수술 후 6주 간 깁스하면서 빠진 다리 근육을 다시 키우는 과정만으로도 정말 힘들었는데, 심적으로도 많이 힘들었거든요. ‘선수 생활을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까지 했었어요.”

하지만 강완진 선수는 좌절하지 않고 지난해 11월 품새대회에 복귀했다. 코로나19와 부상으로 생긴 지난 2년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이를 악물었다. 그는 “비록 크게 다쳤지만 제가 아직 현역 선수로서 지금보다 더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면서 “난 아직 죽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는 9월 중국 항저우아시안게임 태권도 품새 종목 국가대표 선수로 출전하는 강완진이 지난 11일 경북 영천체육관에서 실시된 국가대표 선발전을 마치고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대한태권도협회 제공
오는 9월 중국 항저우아시안게임 태권도 품새 종목 국가대표 선수로 출전하는 강완진이 지난 11일 경북 영천체육관에서 실시된 국가대표 선발전을 마치고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대한태권도협회 제공
강완진 선수는 훈련하면서 힘들 때마다 되새기는 말이 있다. 일본의 전설적인 타자 스즈키 이치로가 한 말이다.

“이치로 선수가 ‘스스로를 천재라고 생각하느냐’는 어느 기자의 질문에 ‘노력하지 않고 무언가를 잘 해낼 수 있는 사람이 천재라고 한다면 전 절대 천재가 아니다. 하지만 피나는 노력 끝에 뭔가를 이루는 사람이 천재라고 한다면 저는 천재가 맞다’고 말했어요. 저도 계속 노력해서 최고 경지에 오르고 싶어요.” 열렬한 야구팬다운 모습이다.

강완진 선수는 21~24일 고양 킨텍스에서 열리는 ‘2022 고양세계품새선수권대회’ 국가대표팀에 발탁돼 우리나라의 종합우승을 노리고 있다. 이 대회에는 62개국 972명의 선수가 참가한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국가대표 선수를 계속하고 싶다”면서 “태권도 품새 종목을 떠올렸을 때 오랫동안 회자될 수 있는 역사적인 선수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강완진 선수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오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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