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들은 밴쿠버 연금술사

그대들은 밴쿠버 연금술사

입력 2010-02-19 00:00
업데이트 2010-0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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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스피드스케이팅 ‘멀티메달’을 획득한 모태범과 한국 최초의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금메달리스트 이상화(이상 21·한국체대) 뒤에는 그림자처럼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준 공신들이 있었다.

우선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당시 삼성 스포츠단 단장이었던 박성인 빙상연맹 회장을 빼놓을 수 없다. 박 회장은 토리노올림픽 직후 장기적인 안목에서 빙상 종목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밴쿠버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쇼트트랙 위주의 지원에서 벗어나 스피드스케이팅과 피겨 종목까지 지원 폭을 확대한 것. 1997년부터 14년간 100억원이 넘는 금액을 지원해 왔다. 매년 평균 7억~8억원을 지원해 온 셈이다. 연맹은 이 프로젝트를 가동하면서 스피드스케이팅에서도 과학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한국체육과학연구원에 선수들 개개인에 대한 분석을 의뢰했다.

체육과학연구원은 스피드스케이팅을 중점 종목으로 선정, 3명으로 한 팀을 이뤄 체계적인 지원을 했다. 주 코디네이터로 윤성원 박사가 선정됐고, 기술 담당은 이순호 박사가 맡았다. 선수들의 심리 지원은 우민정 박사가 담당했다.

윤성원 박사는 선수들 개개인의 체력과 피로도를 측정해 취약점을 찾아내 조언하는 역할을 맡았다. 피로도를 누적시키는 젖산 분비를 줄일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을 제시했고, 이는 선수들의 체력 강화에 많은 도움이 됐다. 우민정 박사는 심리 검사를 통해 선수들이 시합장에서 불안을 극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지원했다.

이순호 박사는 “선수들의 실제 경기장면을 비디오로 촬영해 스타트 동작을 심층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선수들이 스타트 반응속도가 느린 문제를 해결했다. 스케이트날 각도가 너무 벌어져 있었던 것이 원인이었다. 이 박사는 스케이트날과 다리 각도, 짧은 보폭 등을 개선할 것을 조언했다.

연맹에서 특별히 영입한 스케이트화 정비 전문가 2명도 빼놓을 수 없다. 토리노 대회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딴 오세종(28)씨와 스케이트 장비 전문회사인 삼덕스포츠에서 특별 영입된 김동민(34)씨가 그 주인공. 지난해 8월 대표팀 전지훈련부터 지금까지 선수들의 그림자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토리노 대회까지는 선수들이 직접 날을 갈아 연습 시간이 부족했지만, 이번 대회부터 선수들은 두 전문가 덕분에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2008년부터 대표팀에 합류한 김양수 재활 트레이너도 선수들의 물리치료를 담당하면서 선수들의 부상 관리에 큰 역할을 했다. 지난 토리노 대회까지는 대표팀 트레이너가 따로 없었다. 이런 지원이 없었다면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새 역사 탄생은 더 미뤄졌을지 모를 일이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2010-02-19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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