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싶어도 참아야”…연아 아빠 애끓는 부정

“보고싶어도 참아야”…연아 아빠 애끓는 부정

입력 2010-02-23 00:00
업데이트 2010-02-23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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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라고 안 보고 싶겠습니까.하지만 참아야죠”

 아버지란 존재는 집안의 가장이지만 자식을 위해서라면 어떤 희생이라도 감수해야 하는 힘겨운 자리다.더구나 사랑하는 딸이 세계 최고의 피겨스케이팅 선수이고,한국과 수천㎞ 떨어진 캐나다 토론토에서 훈련하고 있다면 아버지가 감당해야 할 희생의 무게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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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연아
연습연아 23일 밴쿠버 퍼시픽 콜리시움에서 열린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여자 피겨스케이팅 공식훈련에서 피겨여왕 김연아가 연습을 하고 있다.
밴쿠버=연합뉴스


 김연아의 아버지인 김현석(53) 씨는 좀처럼 사람들 앞에 나서는 법이 없다.

 김연아가 오랜만에 한국에서 아이스쇼를 펼칠 때나 조용히 관중석에서 딸의 모습을 지켜보는 게 전부였을뿐 김연아가 출전했던 해외 경기에는 아직 한 차례도 따라가 보지 않았다.이 때문에 이번 동계올림픽이 아마도 딸의 모습을 해외에서 직접 보는 유일한 경기다.

 이유는 간단했다.“연아가 경기하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고 힘들어서 못 보겠어요.솔직히 보고도 싶지만 그냥 참는 거죠”라는 게 김현석 씨의 ‘연아 사랑’ 방법이다.

 ●이산가족 자처한 아빠 “부담 안주고 싶어요”

 23일(한국시간) 오전 캐나다 밴쿠버 국제공항.김연아에게 호리호리한 체형을 물려준 아버지 김현석 씨가 입국장을 나섰고,마중 나온 김연아의 매니지먼트사인 IB스포츠 관계자와 함께 숙소로 이동했다.

 그러나 김 씨는 가족들이 머무는 호텔로 향하지 않고 지인들이 묶는 다른 숙소로 향했다.

 가족과 함께 지내고 싶지만,자칫 사랑하는 딸이 부담을 느낄까 걱정이 돼 ‘이산가족’을 자처했다.1년에 9개월 이상 떨어져 지내는 가족들이지만 대사를 앞둔 딸을 향한 애끓는 부정이 그대로 느껴진다.

 김현석 씨는 이날 밴쿠버에 도착하고 나서 연합뉴스와 전화인터뷰를 통해 “나도 보고 싶지요.아까 연아랑 도착했다고 전화만 했어요.한국에서도 떨어져 살더니 여기에 와서도 또 떨어져 지내네요.하하하”라고 웃음을 보였다.

 그는 “큰 대회를 앞두고 있어서 따로 생활하는 게 나을 것 같아요.그래서 훈련장에도 안 가고 대회가 끝날 때까지 연아 엄마와 연아의 얼굴도 안 보기로 했어요.대신 전화는 매일 해야죠”라고 덧붙였다.

 김씨는 특히 “가족의 얼굴을 안 보는 게 힘들지만 큰일을 위해선 내가 참아야죠.솔직히 연습하는 것도 좀 보고 싶지만 내가 안타깝고 떨려서 힘들어요”라며 “내가 본다고 달라지는 것도 없잖아요.그냥 참는 거죠”라고 솔직한 속내를 밝혔다.

 ●메달 색깔? 후회 없는 경기가 더 중요

 그렇다면 아버지로서 딸이 어떤 성적을 내길 원할까.‘금메달을 기대하세요?’라고 묻자 김현석 씨는 “절대 금메달이라고 하지 마세요.연아가 부담 가져요”라며 수화기 너머로 손사래 치는 모습이 보이는 듯했다.

 김 씨는 그러나 “이왕이면 금메달을 따줘야죠.하지만 저는 지금까지 연아에게 금메달 따라고 얘기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어요.제가 말 안 해도 잘 따잖아요.이번에도 잘하겠죠”라고 금세 웃음을 보였다.

 그는 이어 “연아가 그동안 해왔던 만큼만 했으면 좋겠어요.후회 없는 경기를 하고,무엇보다 건강하게 다치지 말고 올림픽을 치렀으면 좋겠어요”라고 딸에 대한 사랑을 듬뿍 전했다.

 김현석 씨는 24일과 26일 딸이 출전하는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경기를 지켜보려고 퍼시픽 콜로세움을 찾을 예정이다.언제나 그렇듯 수많은 관중 속에서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딸을 응원할 ‘든든한 아빠’의 모습이 정답게만 느껴진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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