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세트피스의 강자’로 우뚝

한국 ‘세트피스의 강자’로 우뚝

입력 2010-06-23 00:00
업데이트 2010-06-23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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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골 가운데 3골이 세트피스…약속된 플레이 강점

 한국 축구가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 꿈을 이룬 데는 세트피스의 강점이 큰 힘이 됐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남아공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3차례 경기에서 넣은 5골 가운데 3골을 세트피스 상황에서 만들어냈다.

 특히 중요한 고비 때는 어김없이 세트피스 골이 터져 나왔다.

 그리스와 첫 경기를 완승으로 이끈 디딤돌이 된 선제골과 16강 진출이 결정된 3차전 나이지리아와 경기에서 동점골과 역전골이 모두 세트피스 골이었다.

 나이지리아와 경기에서 동점골은 기성용(셀틱)의 발끝에서 시작됐고 두 번째 골은 역시 기성용과 전담 키커 특명을 받은 박주영의 시원한 프리킥으로 뽑아냈다.

 경기 시작 12분 만에 칼루 우체에게 선제골을 얻어맞은 한국은 전반 38분 절호의 프리킥 기회를 잡았다.이영표가 왼쪽 측면을 돌파하다가 치네두 오바시의 거친 파울로 왼쪽 페널티지역에서 프리킥을 얻어낸 것.

 키커로 나선 건 기성용이었다.기성용은 코너킥과 왼쪽 프리킥을 전담하라는 허정무 감독의 지시를 받았다.중앙 프리킥은 박주영이 차고 오른쪽 프리킥 때는 ‘왼발 달인’ 염기훈(수원)이 키커를 맡도록 역할 분담을 했다.

 기성용은 오른발로 감아 찼고 회전량이 많은 공은 수비수 벽을 넘어 오른쪽 골문 앞에 도사리던 이정수의 머리를 겨냥했다.이정수는 헤딩을 꽂았고 공이 그대로 떨어지자 오른발을 내밀어 우겨넣듯이 귀중한 동점골을 만들어냈다.세트피스 상황에서 약속된 플레이로 사냥한 귀중한 득점포였다.기성용의 프리킥이 정교했고 이정수의 골을 향한 집념도 돋보였다.

 두 번째 골은 ‘프리킥의 마술사’ 박주영의 발끝에서 터져 나왔다.

 박주영은 후반 4분 상대 수비수 파울로 아크 왼쪽에서 프리킥을 얻어냈고 직접 키커로 나서 오른발로 감아 찼다.공은 수비수 사이를 스쳐 지나가 오른쪽 골문에 그대로 꽂혔다.앞선 아르헨티나,그리스와 1,2차전에서 눈부신 선방을 펼치며 두 경기 연속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던 철벽 수문장 빈센트 에그에아마가 몸을 날려 봤지만 공은 이미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2006년 독일 월드컵 때 스위스와 조별리그 3차전에서 선제 결승골의 빌미가 된 프리킥을 허용했던 박주영이 ‘월드컵 불운’을 날리는 기분 좋은 골이었다.

 허정무 감독은 월드컵 공인구인 자블라니가 반발력이 크고 변화가 심해 프리킥 골이 나오기 어렵다는 지적에 대해 “(프리킥)훈련을 수시로 했다.그 지역에서 박주영이 차기로 돼 있다.자블라니가 힘을 줘서 차면 80-90%는 뜬다.힘을 뺀 상태에서 차라고 했다.볼과 고지대에 대한 적응력이 아직 익숙하지 않은 것 같다.그래서 프리킥 골이 잘 나오지 않는 이유다.프리킥이 많지만 대부분 공이 뜬다.의식하다 보면 망치는 경우도 많다”며 환상적인 프리킥 골을 넣은 박주영을 칭찬했다.

 그리스와 조별리그 1차전 때 이정수의 선제골도 기성용의 프리킥에서 시작됐기 때문에 한국이 세트피스의 새로운 강자로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오는 26일 우루과이와 16강은 물론 그 이상의 경기에서도 한국이 세트피스로 득점할지 주목된다.

 더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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