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손’ 카시야스의 눈부신 선방

‘거미손’ 카시야스의 눈부신 선방

입력 2010-07-12 00:00
수정 2010-07-12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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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2006 독일 월드컵 우승에 잔루이지 부폰(유벤투수)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면 ‘무적함대’ 스페인의 사상 첫 월드컵 우승의 뒤에는 ‘거미손’ 이케르 카시야스(29.레알 마드리드)의 철벽 방어가 자리하고 있다.

카시야스는 12일(한국시간) 요하네스버그의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결승전에서 눈부신 선방으로 네덜란드의 공세를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1-0 승리에 앞장섰다.

경기 최우수선수(MVP)는 연장 후반 11분 천금 같은 결승골을 터뜨린 안드레스 이니에스타(FC바르셀로나)의 몫이었지만 카시야스도 수차례 결정적인 선방으로 승리의 디딤돌을 놨다.

스페인의 주장 완장을 찬 카시야스의 철벽 방어는 전반부터 빛났다.

카시야스는 전반 17분 오른쪽 미드필드지역 38m 거리에서 베슬러이 스네이더르(인터밀란)가 때린 대포알 같은 중거리 슈팅을 안정감 있게 잡아냈다.

네덜란드는 전반 유효슈팅 3개로 1개에 그친 스페인을 앞섰지만 카시야스가 버틴 스페인의 골문을 뚫지 못했다.

카스야스의 진가가 더욱 돋보인 건 후반 17분.

네덜란드의 중원사령관 스네이더르는 하프라인에서 전진하는 아르연 로번(바이에른 뮌헨)을 보고 절묘한 스루패스를 찔러줬다. 카시야스는 로번과 1대 1로 마주하는 실점 위기를 맞았지만 탁월한 위치 선정으로 로번의 길목을 차단했고 로번의 왼발 슈팅은 카시야스의 오른발을 맞고 왼쪽 골대 옆으로 비켜갔다.

카시야스는 후반 37분에도 동료 수비수 카를레스 푸욜(바르셀로나)이 문전으로 달려드는 로번을 순간적으로 놓쳤지만 한 박자 빠른 다이빙으로 공을 잡아냈다.

카시야스의 철벽 방어가 없었다면 스페인의 월드컵 출전 사상 첫 우승도 불가능했던 셈이다.

특히 카시야스는 조별리그부터 준결승까지 6경기에서 2실점으로 막는 ‘짠물 수비’의 중심에 섰고 네덜란드와 결승에서도 ‘오렌지군단’의 날카로운 창을 막아낸 견고한 방패 역할을 했다.

부폰, 브라질의 줄리우 세자르(인터밀란)와 함께 세계 3대 골키퍼로 꼽히는 카시야스는 최고의 철벽 수문장에게 주는 ‘야신상’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지금까지 스페인 출신 야신상 수상자는 1934년 이탈리아 대회 때 히라르도 자모라가 유일했다.

레알 마드리드 유스 출신으로 1999년 19세 이하(U-19) 유럽선수권대회 우승 주역인 카시야스는 2000년부터 ‘지구방위대’ 레알 마드리드의 주전 수문장으로 활약해왔다.

야신상 경쟁자였던 네덜란드의 골키퍼 마르턴 스테켈렌뷔르흐(아약스)와 맞대결에서 강한 인상을 남긴 카시야스.

카시야스가 2002년 한일 월드컵 올리버 칸(독일), 2006년 독일 월드컵 부폰의 뒤를 이어 최고의 골키퍼로 우뚝 설지 주목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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