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빛을 본 델 보스케의 ‘뚝심축구’

마침내 빛을 본 델 보스케의 ‘뚝심축구’

입력 2010-07-12 00:00
수정 2010-07-12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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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페인 축구 대표팀의 명장 비센테 델 보스케(60) 감독이 마침내 자신의 이력서에 ‘월드컵 우승 감독’이라는 값진 문장을 새겨 넣었다.

 델 보스케 감독이 이끄는 스페인 대표팀은 12일(한국시간) 새벽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치러진 네덜란드와 2010 남아공월드컵 결승전에서 1-0으로 승리하며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연장 후반 11분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바르셀로나)의 결승골이 터지는 순간 ‘백전노장’ 델 보스케 감독은 코칭스태프 및 선수들과 얼싸안으면서 일찌감치 승리를 자축했다.

 그리고 추가시간까지 합쳐 6분여가 흐르고 나서 마침내 주심의 경기종료 휘슬이 울리자 델 보스케 감독은 자신의 감독 경력에서 가장 기쁜 순간을 맞이했다.

 이번 대회를 치르면서 델 보스케 감독은 ‘적은 득점-적은 실점’의 효율성을 강조하면서 너무 수비적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하지만 델 보스케 감독은 뚝심있게 자신의 축구를 펼쳐보였다.

 2008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08)에서 스페인이 우승할 당시 페르난도 토레스(리버풀)와 다비드 비야(바르셀로나)의 투톱 공격수를 활용했던 루이스 아라고네스 전 대표팀 감독과 달리 델 보스케 감독은 이번 월드컵에서 비야를 원톱으로 내세운 4-2-3-1 전술을 가동했다.

 사타구니 부상으로 좀처럼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한 토레스 때문에 투톱을 활용하지 못한 측면도 있지만 견고한 수비 조직력과 패스 게임을 강조하는 델 보스케 감독의 특성 때문에 스페인은 사비 알론소(레알 마드리드)-세르히오 부스케츠(바르셀로나)의 더블 볼란테를 내세운 두터운 수비 강조형 전술로 경기를 치렀다.

 미드필드진이 좁은 공간에서 짧은 패스를 통해 상대 수비수를 괴롭히면서 공간을 만들고,비야가 빈 곳을 파고들어 골을 만드는 게 델 보스케 감독의 주요 전략이었다.

 델 보스케 감독의 뚝심에 따라 만들어진 튼튼한 허리 조합에 ‘철벽 수문장’ 이케르 카시야스(레알 마드리드)가 버틴 스페인은 상대팀들이 쉽게 공략하기 어려운 팀으로 변신했다.

 결과적으로 스페인은 이번 대회에서 조별리그 3경기를 포함해 16강-8강-4강-결승을 치르는 7경기 동안 8득점-2실점의 ‘짠물 축구’를 앞세워 우승까지 차지할 수 있었다.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에서 1970~1984년까지 312경기를 뛴 수비형 미드필더 출신의 델 보스케 감독은 1994년과 1996년에 잠깐 레알 마드리드의 사령탑을 맡고 나서 1999~2003년까지 레알 마드리드를 지휘했다.

 델 보스케 감독은 그동안 두 차례 정규리그 우승(2000-2001시즌,20002-2003시즌)과 두 차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1999-2000시즌,20001-20002시즌)의 성과를 만들며 세계적인 명장으로 이름을 드높였다.

 이런 가운데 자신의 우승 이력에 ‘월드컵 우승’까지 보탠 델 보스케 감독은 자신의 지도자 인생에 최고의 순간을 만끽하게 됐다.

 델 보스케 감독은 “선수와 인간적 관계를 유지하는 게 가장 기본이다”며 “나의 일은 선수들에게 매일 노력을 계속해달라고 부탁하는 것이다”며 자신의 겸손한 축구 철학을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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