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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 앨범] 장 미 희(張美姬) “난초(蘭草)의 향기와 불새의 정열, 그리고 생각하는 여자”

[톱스타 앨범] 장 미 희(張美姬) “난초(蘭草)의 향기와 불새의 정열, 그리고 생각하는 여자”

입력 2013-04-04 00:00
업데이트 2013-04-04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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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하원(崔夏園) 감독이 연출한 장미희의 매력



목에서 부터 흐르는 어깨의 선,허리로부터 흐른 나약하면서도 선명한 곡선은 누구에게서나 느길 수 없는 귀품과 훈향을 느끼게 한다.

하나 장미희의 매력은 방정함과 품격을 갖춘 영리함이다.대개의 창작하는 사람들,영리한 사람들이 그렇듯 그녀도 이율적인(생활엔 불합리한)성격을 지녔다.단순한가 하면 복잡하고 착한가 하면 냉혹한 일면이…또 밝은가 하면 어두운 면도 함께 지닌 자기 충돌 자기 갈등형의 여자다.이런 형의 사람들이 갖기 쉬운 편협한 오만함을 그녀도 지녔으리라.하나 대중을 의식해야 하는 자기 숙명에 순응할 줄 알고 고통 속에서도 자제하며 웃을줄 아는 겸허한 세련미도 지녔다.



예쁘고 탄력을 지닌 대화 유머 센스,깍듯한 예의.

산골 농가에서의 음식도 잠도 포장마차의 꼬치안주 국물도 풀빵도 잘먹고 즐기는 소탈함.어떤 경우,어떤 사람들과도 격 없이 적응하는 그 적응력이 귀업고 매력스러운 것이다.



『겨울사랑』을 만들며 나는 그녀를 내 연출이라는 틀속에 구겨 집어 넣지 않으려 조심한다그녀의 감성에 따라 혹은 연구해 표출하는 전위성에 따라 넓게도 높게도 쫓아가 줄 따름이다.

그녀에겐 자기를 버릴줄 아는 다시 말해 순백색의 캔버스가 될 줄 아는 망아의 선천적 재질이 있고 남의 인생이나 성격을 내 것으로 할 수있는 후천적인 문학성과 눈이 있기 때문이다.



장미희의 모습은 밝은 웃음도 처절한 눈물도 아닌 촛점 없는 동공…무엇인가를 생각하는 프로필이다.



현실의 안주가 아닌 이상향의 동경이다.현실의 만족이 아닌 권태로부터 탈주하려는는 모색의 모습이다.함께 웃고 떠들고 흥분하다가도 살펴보면 그녀는 벌써 벗어나 자각의 모습으로 돌아와 우리를 부감한다.약삭빠름이 아닌 분수와 자중을 잃지않는 영리함이다.권위나 허세의 바람에도 꺽이지 않는 난초 같은 고고함과 스트라빈스키의 불새같은 뜨거운 열정을 함께 품은 여자다운 여자.

이것이 장미희의 매력이다.

최하원 감독과 함께
최하원 감독과 함께


[선데이서울 80년 3월9일 제13권 10호 통권 제58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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