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간방에서 4살짜리 딸과 부부, 친정아버지 등 4식구가 함께 사니 지장이 많아 일을 저질렀다는 건데 그게 어디 그렇게 해결할 문제인가.
아무튼 사건은 묘한 데서 발단 됐어.
범인 全京子(전경자∙32)여인은 그날 아침 5시쯤 「버스」운전사인 남편을 새벽 출근시켰는데 곧이어 「고고∙클럽」의「호스테스」로 일하는 동생이 찾아와『아버지에게 용돈으로 드리라』면서 돈 3만4천5백원과「카메라」1대를 맡겨 놓고 돌아갔다는 거야.
자는 체하고 있던 아버지가 동생이 돌아가자 부스스 일어나더니『얘, 2백원만 달라』고 하지 않았겠어. 이때 문뜩 전 여인에게 엉뚱한 생각이 떠올랐다는 거야.
단간방에서 그나마 해수병을 앓아 밤새 기침을 해대어 제대로 부부생활도 못하게 하는 아버지를 처치해 버리자는 생각이었지. 전 여인은 아버지가 목에 감은채 누워 있던「머플러」로 아버지의 목을 졸랐어요. 그리고는 동생이 가져온 돈중 5천원짜리 3장을 똘똘 말아「팬티」속에 감춰놓고는 장의사를 불러 장례를 치르려 했는데 장의사가 사체를 입관하려다 보니 목에 상처가 나있지 않았겠어. 장례식에 달려온 죽은 전 노인의 동생에게 이야기를 했지. 그 이야기를 작은 아버지에게서 전해들은 전 여인은 그때서야 자기목에도 손톱으로 상처를 내어놓고는 경찰에 강도 살인을 당했다고 거짓 신고를 했어요. 경찰이 달려와 현장을 수색해보니 강도가 뺏어갔다던 「카메라」가 벽장 속에 있지 않겠어. 결국은 범행 전모가 드러나고 「팬티」속에서 돈도 나왔지.
B=어처구니 없는 사건이군. 그렇게 단순히 그런 끔찍한 짓을 저지르다니. 동생은 아버지를 무척 생각하는 효녀였는데….
[선데이서울 73년 2월 25일호 제6권 8호 통권 제 228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