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정산 ‘13월의 보너스’…과연 그럴까?

연말정산 ‘13월의 보너스’…과연 그럴까?

입력 2010-01-26 00:00
수정 2010-01-26 09:16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직장별로 연말정산 신고서 제출 마감을 앞두고 벌써 근로자들 사이에 ‘13월의 보너스’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봉급 생활자들은 2월 월급을 받을 때 ‘공돈’이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평소 월급에서 원천징수하는 세금이 줄면서 오히려 세금을 더 내야 하는 상황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특히 미혼이거나 부양가족이 없는 직장인,사회에 갓 진출한 새내기 직장인은 소득공제를 받을 사항이 많지 않아 환급보다는 세금을 더 내야 하는 대상에 들어가기 쉽다.

 ●4조6천억 환급받지만 8천억 더 내기도

 26일 국세청에 따르면 2008년 기준으로 근로소득 연말정산 인원은 1천404만5천580명이며 이중 877만5천694명이 4조5천846억원을 환급받았다.

 하지만 평소 월급에서 원천징수한 세금이 소득공제를 하고 남은 결정세액보다도 적어 세금을 더 내야 하는 근로자도 218만1천546명에 달했다.이들이 추가로 낸 세금은 8천35억원이었다.

 이처럼 매년 세금을 돌려받는 근로자가 있는가 하면 오히려 세금을 더 내야 하는 근로자도 적지 않은 편이다.

 지난 2007년에는 연말정산 환급자가 781만명으로 3조9천287억원을 돌려받았지만 244만9천854명은 1조원(1조1천17억원)이 넘는 세금을 더 내야 했다.

 근로자의 연말정산 특별공제 항목 중 공제액이 가장 많은 것은 2008년 기준으로 보험료(14조4천531억원)였고 뒤이어 교육비(8조3235억원),의료비(5조563억원),기부금(4조2747억원),장기주택저당차입금(2조1천894억원),혼인.이사.장례비(1천426억원) 등이었다.

 지난 2007년에는 기부금(4조1천548억원)이 의료비(3조6천555억원)보다 공제액이 많았는데 2008년 역전됐다.

 인적공제 부분에서는 다자녀추가공제의 경우 2008년 1조3천234억달러로 2007년보다 3.5% 증가했다.

 다자녀추가공제는 저출산 등을 고려해 자녀가 2명 이상이면 세 부담을 경감해 주는 것으로 자녀가 2명이면 연 50만원이 공제되고 1명 추가될 때마다 100만원씩 공제액이 커진다.

 ●월급쟁이 지갑 두툼해질까 얇아질까

 통상 2월 월급을 받을 때 연말정산 결과로 ‘13월의 보너스’를 받는 근로자가 세금을 더 내는 근로자보다는 많은 편이다.봉급생활자의 상당수가 연말정산에서 환급금이 나온다.

 올해는 기본공제 금액이 100만원에서 150만원으로 늘었고 의료비 한도는 500만원에서 700만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또 초.중.고등학생 교육비 공제가 연 2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증가하는 등 소득공제 혜택이 커져 그만큼 환급액이 많아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원천징수하는 세금이 줄어들면서 나중에 환급받기보다 세금을 더 내야 할 상황을 걱정하는 근로자도 적지 않다.

 예전에는 국세청이 근로자의 세금을 원천징수할 때 기준으로 삼는 간이세액표상의 원천징수액이 상대적으로 많아 연말정산으로 많은 금액이 환급되는 구조였지만 최근에는 원천징수액이 줄고 있다.

 실제로 간이세액표에 따르면 2009년 월급여가 400만원인 홑벌이 4인 가구(20세 이하 자녀 2인)의 경우 원천징수한 세액은 14만4천440원으로 2008년보다 4만2천40원이 줄었다.

 평소 월급에서 소득세로 4만2천원 정도를 덜 걷었다는 이야기다.세금을 덜 걷었으니 나중에 환급받을 금액도 줄어드는 것이다.

 올해도 상황은 마찬가지여서 같은 기준의 4인 가구에서 원천징수액은 7천890원 다시 줄었다.

 지난해 경기침체의 여파로 소비가 줄어든 것도 환급 보너스에 대한 기대감을 떨어뜨리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맞벌이 부부인 직장 생활 13년차의 권모(39)씨는 지난해 연말정산으로 35만원을 환급받았지만 올해는 오히려 6만원을 더 내야 할 상황이다.국세청 프로그램으로 계산해봤더니 6만원이 더 나온 것이다.

 권씨는 “지난해 평소보다는 세금을 좀 덜 뗀 것 같다”며 “경기가 좋지 않아 지출도 많지 않다 보니까 주변에서 환급을 기대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17년차 직장인 최모(43)씨도 올해 세금을 100만원 더 내야 한다.지난해보다 더 내는 세금이 20만원 정도 줄어들기는 했지만 원천징수된 세금도 2008년보다 30만원 가량 적었다.

 그러나 국세청 관계자는 “근로자마다 공제받는 내용이 다르고 결정세액이 다르기 때문에 전체적인 환급액이 줄어들 것인지 늘어날 것인지 지금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