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검사’에 환율 급등…11월 변수 주목

‘공동검사’에 환율 급등…11월 변수 주목

입력 2010-10-05 00:00
업데이트 2010-10-05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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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달러 환율이 8거래일만에 급반등했다.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이 오는 19일부터 주요 외국환은행에 대해 특별 공동검사를 한다는 소식에 1,130원대로 뛰어오른 것이다.

 정부는 지난 6월 자본유출입의 변동성을 줄이고자 은행의 선물환 포지션 한도를 신설하고 국내은행은 전월말 자기자본 대비 50%,외국은행 국내지점은 250%로 선물환 포지션을 각각 제한했다.

 은행들은 이에 따라 9일부터 선물환 포지션을 이에 맞게 축소하거나 자기자본을 늘려야 한다.한은과 금감원은 은행들이 이 비율을 제대로 맞췄는지 점검할 계획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그러나 당국의 이번 조치가 원·달러 환율의 하락 흐름을 바꾸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신에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과 미국의 중간선거 등 대외변수에 따라 환율 하락 추세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은 있는 것으로 진단했다.

 ◇장중 15원 급등…하락 추세는 지속될 듯

 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8.40원 오른 1,130.70원에 마감했다.

 뉴욕증시 하락과 달러화 반등,유로화 급락 여파로 전날 종가보다 5.70원 오른 1,128.00원으로 첫 거래를 체결한 원·달러 환율은 이날 오전 공동검사 소식에 15원 이상 급등한 1,137.30원까지 고점을 높였다.국내 은행권과 역외 투자자들이 그동안 팔아놓은 달러를 급하게 사들이면서 환율이 수직 상승한 것이다.

 최근 7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39원 이상 낙폭을 키운 데 따른 피로감이 누적된 차에 공동검사 소식이 조정의 빌미를 제공했다.

 삼성선물 전승지 연구원은 “정부가 선물환 포지션 규제를 엄격하게 시행하는 것으로 해석되면서 역외 투자자들이 달러를 매수해 환율이 순식간에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당국의 이번 조치가 최근 환율 급락세를 제어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정부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의장국인데다 달러 약세를 유도하는 미국을 의식해 외환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기가 어렵자 공동검사라는 우회적인 방법을 통해 환율 방어에 나섰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조치는 원·달러 환율 급락을 일시적으로 제어할 수 있겠지만 흐름 자체를 바꾸기는 어렵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달러화 약세와 무역수지 대규모 흑자,오는 14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등 원화 강세를 뒷받침할 만한 재료가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지난 석 달간 선물환 규제 유예기간을 뒀기 때문에 이미 이 재료는 시장에 반영됐다”고 말했다.실제 대부분 은행은 규제 시행을 앞두고 선물환 포지션을 한도 이내로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당국은 외국계은행 국내지점(외은지점)이 채권투자를 하면서 해외본점이 거래하는 것처럼 우회거래를 하는지도 검사할 예정이다.

 우리선물 변지영 연구원은 “외국인의 국내 채권 매수로 시장금리가 낮아지면서 국내 기업들의 조달비용이 낮아지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며 “또 외은지점은 실질적인 달러 공급처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정부가 공동검사를 통해 강도 높은 조치를 취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11월 변수’ 환율 하락 주춤할 듯

 전문가들은 대내보다는 대외요인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대형 이벤트가 몰려 있는 11월 이후에는 달러 약세와 원·달러 환율 하락세가 주춤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11월2일 미국의 중간선거가 끝나면 오바마 정부의 경기부양 의지나 약달러 정책,위안화 절상 압력 등이 약화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11월11~12일)에서도 환율 문제와 관련해 구체적인 성과가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이를 뒷받침한다.

 시장의 관심은 무엇보다 11월2~3일 열리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추가 양적 완화 조치가 나올지에 쏠려 있다.

 미래에셋증권 박희찬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미 FOMC에서 일반적인 기대를 크게 넘어서는 양적완화가 준비되지 않는다면 달러화는 한동안 조정을 거칠 가능성이 크다”면서 “11월 이후에는 여러 변수가 많아 원·달러 환율 추가 하락에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오석태 SC제일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양적완화 재료는 시장에 이미 반영돼 있다”며 “미국이 양적완화 정책을 발표하는 순간이 달러화가 바닥(저점)일 수 있으며 막상 정책이 시행되면 달러화는 오히려 반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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