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격정책만으로는 2020년 흡연율 목표 29% 불가”
담뱃값을 2천원 인상하고 담뱃갑 흡연경고 그림 등 비(非)가격정책을 함께 시행하면 현재 45%에 이르는 흡연율(남성)을 2020년까지 20%대로 낮출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그러나 담배 가격 정책 없이 비(非)가격정책만으로는 정부의 2020년 흡연율 목표 29%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3일 조성일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의 ‘담배가격 정책과 흡연율 분석’ 논문에 따르면 과거 실증 자료 등을 바탕으로 정부의 여러 가격·비가격 금연 정책에 각각 효과 가중치를 두고 모의실험(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이 논문은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주최한 금연정책 세미나에서 발표됐다.
우선 정부가 다른 비가격 정책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내년부터 담뱃값을 2천원 올리면 우리나라 흡연율은 44.5%(2011년 기준)에서 2015년 39.4%를 거쳐 2020년 37.4%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2011년 대비 흡연율 감소폭은 7.1% 포인트다.
가격 인상폭을 3천원, 4천원, 5천원, 6천원으로 할 경우 2020년 흡연율은 각각 36.3%(감소폭 8.2%p), 35.5%(9.0%p), 34.9%(9.6%p), 34.4%(10.1%p)로 추정됐다.
반대로 가격 정책은 배제하고 내년부터 담뱃갑 포장 규제(흡연경고 그림, 문구 등), 직장·식당 금역 구역 설정, 청소년 접근 제한, 금연치료 등 비가격 금연 정책만 시행하면 시뮬레이션상 2020년 흡연율은 31.7%까지 떨어졌다.
결국 가격이건 비가격이건 한쪽 금연 정책만으로는 2020년 흡연율 목표인 29%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그러나 내년부터 담뱃값을 2천원 올리고 비가격 금연 정책을 모두 사용하면 2020년 흡연율은 27%대까지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 교수는 논문에서 “비가격 금연 정책을 최대한 강화한다해도 최소 2천원이상 담배값을 올리지 않으면 20%대인 2020년 흡연율 목표는 매우 비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10일 입법예고된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에 담뱃갑 경고그림 삽입, 담배 성분 공개 등 비가격 정책과 함께 담뱃값 인상안도 함께 담을 예정이었으나 기획재정부 등과 합의에 이르지 못해 가격 정책 개편이 무산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