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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환율 1,000원에 근접할수도”…기업 ‘비상’

“내년환율 1,000원에 근접할수도”…기업 ‘비상’

입력 2012-10-28 00:00
업데이트 2012-10-28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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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원ㆍ달러 환율이 예상보다 가파르게 떨어지자 추가 하락 시 업종별 각 기업의 피해 또는 수혜 규모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원자재 수입 비용이 감소하는 유틸리티, 음식료 업종 등은 원화 강세로 이득을 볼 수 있지만 수출에 의존하는 디스플레이, 조선, 자동차 부문은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재 국내 수출기업은 이윤을 얻을 수 있는 최후의 방어선을 원ㆍ달러 환율 1,080원으로 보고 있지만, 내년에는 환율이 1,000원 부근으로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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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1100원선이 무너진 25일 서울 중구 외환은행 본점에서 한 외환딜러가 뒷목을 잡으며 환율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 1100원선이 무너진 25일 서울 중구 외환은행 본점에서 한 외환딜러가 뒷목을 잡으며 환율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 환율 1,058원으로 하락시 LGD 순익 95.4% 증발

원화 강세로 순이익이 타격을 받는 업종은 해상운송, 조선, 전기전자, 휴대전화부품, 디스플레이, 반도체, 화학, 자동차, 건설 등이다.

이들 업종은 내수보다는 수출시장에 의존하고 있고 달러로 결제하는 매출액 비중이 높아 환율 민감도가 크다.

28일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실적 추정치가 있는 146개 상장사 중에서 LG디스플레이가 원ㆍ달러 환율에 가장 민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은 지난 25일 13개월 만에 1,100원선이 붕괴됐으며 지난주 종가는 1,097.00원이었다.

우리투자증권은 올해 연평균 환율이 달러당 1,108원일 경우 LG디스플레이의 올해 순이익은 3천482억원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연평균 환율이 1,058원까지 하락하면 순이익이 95.4%(3천320억원)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도 같은 조건에서 순이익이 21조6천239억원에서 9.6%(2조760억원)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박영주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달러로 결제하는 매출액이 달러로 지급하는 원자재 비용보다 많고 달러자산이 부채보다 크다”며 “환율 하락은 매출액과 영업이익, 순이익에 모두 부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삼성테크윈, 삼성전기, 일진디스플레이 등 IT 기업들 역시 각각 순이익이 19.2%, 2.3%, 2.0%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LG전자는 가전 사업부의 달러 결제 매출 비중이 높지만 TV사업 부문에서 패널 수입이 많아 전체적으로는 환율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자동차 업종에서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도 순이익이 각각 6.0%, 7.5%, 3.0% 줄어들고 평화공정, 에스엘도 9.5%, 9.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조수홍 연구원은 현대차는 환율이 10원 하락할 때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이 각각 0.5%, 2.7%, 1.2%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화학ㆍ정유 업종에서도 금호석유(17.8%), SK이노베이션(-10.2%), LG화학(-8.1%), 카프로(-3.8%), KPX화인케미칼(-15.4%)의 순이익이 크게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 “환율 하락 반가워”…순익 183%↑ 가능

환율 하락이 반가운 업종도 있다. 철강ㆍ비철금속, 항공운송, 유틸리티, 제지 등은 원화 강세로 이익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의 올해 순이익 예상치는 4천81억원인데, 연평균 환율이 달러당 1,058원으로 하락하면 순이익은 7천461억원으로 82.8%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송재학 연구원은 “대한항공은 달러 매출 비중이 35%이고 달러 비용 비중은 56%로 환율 10원 변동 시 200억원 이상의 현금변동 효과가 생긴다”며 “원화 강세는 외국여행수요를 증가시켜 이익에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아시아나 역시 순이익이 기존의 예측치보다 56% 늘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POSCO도 예상 순이익이 3조5천57억원인데 예상치보다 18.9%, 6천610억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변종만 연구원은 “POSCO는 환율 하락으로 외화 차입금에 따른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POSCO는 환율 하락으로 원재료 수입 비용은 줄지만 수출이 매출의 40%를 차지해 환율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동국제강은 올해 350억원의 순손실이 예상되지만 환율 하락으로 흑자전환 가능성이 점쳐졌다.

증시 전문가들은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와 같은 유틸리티 업종과 대상과 오리온, 농심 등 음식료 업종은 환율 하락으로 원자재 수입 비용이 감소해 수혜를 볼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통신서비스, 소프트웨어, 증권, 보험, 유통 등은 내수 비중이 높다는 영업 특성상 환율의 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 환율 하락세…수출기업 심리적 지지선 ‘위협’

최근 대한상공회의소 집계에 따르면 국내 수출기업이 수출 이윤이 보장된다고 생각하는 원ㆍ달러 환율 ‘마지노선’은 1,080원이다.

그러나 경제전문가들은 올해 원ㆍ달러 환율이 1,080원을 찍고 내년에는 1,040∼1,050원 부근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우리투자증권 강현철 투자전략팀장은 “세계 주요국들이 경기부양 정책기조를 보였지만 한국 정부는 중립적이었고 차기 정권도 ‘경제민주화’를 강조하며 내수진작 정책을 유도할 가능성이 크다”며 “내년에는 올해보다 원ㆍ달러 환율이 더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원ㆍ달러 환율이 1,000원 안팎으로까지 내려갈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아이엠투자증권 임노중 연구원은 “한국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고려하면 올해보다 내년에 한국과 세계경기가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상황에서 내년 원ㆍ달러 환율은 1,000원 근처까지도 가능하다”고 했다.

원ㆍ달러 환율 못지않게 원ㆍ엔 환율 역시 중요한 변수라는 지적도 있다.

대신경제연구소 김윤기 경제조사실장은 “최근 일본 정부가 양적완화 정책을 강력하게 펼치면서 엔화 가치가 하락하고 있다”며 “한국 기업이 세계시장에서 일본과 경쟁하는 10대 품목에 대해서 우리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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