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율 분쟁 영향 미친 듯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U+) 등 이동통신3사가 신용카드사들과 맺었던 자동납부 접수 대행 제휴를 중단하기로 했다.

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2일부터 자동납부 접수 대행 제휴를 중단했으며 KT와 LGU+는 4일부터 제휴를 끊을 계획이다.

그동안 이동통신 가입자는 이통사 말고도 카드사에 신용카드를 통한 통신요금 자동 납부를 신청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통사들은 카드사들이 이통 가입자에게 자동 납부를 권유하는 과정에서 본인 동의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은 사례가 적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카드사가 고객들에게 자동 납부를 권유하면서 제대로 설명을 하지 않은 사례가 많아 관련 민원 접수가 폭증하고 있다”며 “고객 피해가 이통사에게 전가되는 상황에서 소비자 보호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제휴 중단을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미 재작년 이후 여러차례 공문을 보내 카드사에 문제를 지적해왔으나 잘못이 수정되는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며 “개선되기 전까지는 제휴를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통사들이 카드사와 관련 제휴를 중단하더라도 이미 신용카드로 통신요금을 자동납부하던 기존 고객은 계속 자동납부를 할 수 있다. 고객들은 이통사를 통해서는 신용카드 자동납부를 신청할 수 있다.

이통사들의 제휴 중단은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상을 둘러싸고 이통사와 카드사 사이에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

이통사들은 카드 수수료율 체계 개편을 골자로 한 여신전문금융업법(여전법)의 시행으로 카드사들과 수수료율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1.1~1.5%의 수수료율을 1.85~1.89%로 올릴 것을 요구하는 카드사와 1.5% 수준 이상으로는 양보할 수 없다는 이통사 사이에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금융감독원이 법적조치 검토 방침을 밝히고 이통사가 일부 카드사에 대해 소송을 고려하겠다고 응수하며 갈등이 커지고 있다.

이런 까닭에 업계는 이 같은 조치가 카드사의 수수료율 인상 압박에 대한 이통사의 반격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카드사가 자동납부 접수를 대신 받는 것에 대한 고객 불만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제휴 중단이 수수료율 협상과 무관하다고는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