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CEO 2013을 말하다] (10·끝) 윤용로 외환은행장

[금융CEO 2013을 말하다] (10·끝) 윤용로 외환은행장

입력 2013-02-18 00:00
업데이트 2013-02-18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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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탓만 말고 역이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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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용로 외환은행장이 “론스타의 지배를 받는 동안 피폐해진 외환은행 임직원의 몸과 마음을 어루만지겠다”며 올해 목표를 말하고 있다. 외환은행 제공
윤용로 외환은행장이 “론스타의 지배를 받는 동안 피폐해진 외환은행 임직원의 몸과 마음을 어루만지겠다”며 올해 목표를 말하고 있다.
외환은행 제공
“외환은행은 이제 ‘고3’이 된 학생이에요. 올해 성적에 따라 앞날이 좌우될 수 있는 거죠.”

윤용로(58) 외환은행장은 지난 2월 ‘론스타 논란’에서 막 빠져나온 외환은행의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윤 행장은 지난 한해를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가 지배하던) 7년 동안 피폐해진 외환은행 임직원의 마음을 어루만진 해”로 정의했다. 올해는 “마음뿐만 아니라 몸까지 건강해져 제대로 된 실력을 보여줄 해”라고 잘라 말했다.

이달 초 서울 중구 을지로 외환은행 본점에서 윤 행장을 만났다. 연초부터 ‘엔저 공습’ 등으로 수출입 중소기업의 시름이 깊다. 윤 행장은 “외국환 부문에서 갖고 있는 외환은행의 경쟁력을 보여줄 때”라며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피할 수 있도록 환헤지 자문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영진이 환율을 정확히 알아야 시장 변화에 대응할 수 있다”면서 “엔이나 달러 대출을 한 중소기업에 직접 찾아가 맞춤형 자문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환위험 회피를 위해서는 선물환 거래가 필요하다. 윤 행장은 “키코 사태 이후 중소기업이 환헤지 거래에 거부감을 많이 갖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면서 “은행들의 잘못도 인정할 부분은 솔직하게 시인하면서 선물환 거래에 대한 오해를 없애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수출입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펀드를 10억 달러로 늘리고, 아프리카·중동 등 차세대 무역시장에 진출하는 기업에 대한 지원도 늘릴 작정이다.

윤 행장은 “지금의 원화절상을 위기로만 여기지 말고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이어 “환율을 탓만 할 것이 아니라 이용한다는 역발상도 필요하다”면서 “생산거점을 외국으로 옮기고 수출을 다각화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면 환율은 결코 두려운 존재만은 아니다”라고 조언했다. 그래야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을 거쳐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얘기다.

미래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지난해 신설한 IB본부는 신재생에너지 발전부문과 유동화부문에서 성과를 거뒀다. 윤 행장은 올해는 아시아 무역금융시장 공략과 유럽 기업의 인수합병(M&A) 주선에 주력할 계획이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해외 자원개발과 M&A 인수금융 등 선택과 집중을 통해 미래수익원을 적극 발굴하겠다”는 복안이다.

올해 순이익 목표는 지난해보다 높은 6700억원으로 잡았다. 다른 은행들이 안팎 경영환경 악화를 들어 목표치를 낮춘 것과 대조된다. “중소기업들만 역발상할 게 아니라 은행들도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윤 행장은 “(론스타 시절 훼손된) 외환은행의 저력이 거의 복원 단계인 만큼 목표 달성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요즘 외환은행의 분위기는 어수선하다. 론스타에서 외환은행을 인수한 하나금융이 하나지주와 외환은행의 주식 교환 등을 추진하고 있어서다. 외환 노조는 이를 ‘합병 전초전’으로 여겨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올해 윤 행장이 넘어야 할 또 하나의 과제이기도 하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2013-02-18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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