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월드컵 한국 경기 날 월평균매출의 1.5∼2배

‘치맥’(치킨과 맥주를 합쳐 부르는 줄임말)은 스포츠 경기를 관람할 때 빠지지 않는 단골 메뉴로 자리매김했다.

그렇다면, 치킨업종의 카드 매출은 과거보다 얼마나 늘었을까.

10일 KB국민카드가 2002년 1월부터 지난 4월까지 약 12년간 치킨업종에 대한 자사 카드 매출 정보를 분석한 결과, 2002년 6월 치킨업종의 하루평균 이용금액은 3천만원에서 매년 꾸준히 상승해 2012년 6월 9억6천만원으로 32배로 뛰었다.

매출이 가장 많은 달은 거의 매년 여름 휴가철인 7∼8월이었으며 연말 모임이 많은 12월이 그 뒤를 이었다.

그러나 남아공 월드컵이 열린 2010년은 여름휴가철이 아닌 한국의 16강전 경기가 열린 6월에 매출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치킨업종의 매출 상승은 월드컵이라는 호재에 한국의 주요경기 시간대가 늦은 오후라는 점이 맞물리면서 매출 특수를 누린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한국의 6월 12일 그리스전(오후 8시30분)과 17일 아르헨티나전(오후 8시30분) 경기일 매출은 각각 6억3천455만원, 8억1천313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0년 6월 평균 매출(3억9천934만원)의 1.5∼2배에 달하는 수치다.

그러나 오는 13일 개막되는 브라질 월드컵에서 한국 경기는 대부분 이른 새벽 시간대에 열려 이런 월드컵 특수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월드컵이라는 막연한 특수를 기대하기보다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마케팅 전략을 잘 세우면 매출 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실제로 주요 포털 한글 사전에 2009년 11월에 등록된 치맥이라는 용어가 유행하기 이전에는 월드컵 개최 기간에 한국 경기가 저녁시간대라고 하더라도 월드컵 특수라고 할 만한 매출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창룡 KB국민카드 마케팅기획부 팀장은 “월드컵 기간이 아니어도 이른 더위가 시작되는 6월에는 많은 사람이 치킨과 맥주를 찾는다”며 “한국 경기보다는 우승후보 국가의 경기를 위한 스크린과 시원한 자리 서비스 등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