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 변수에 금융시장 불안 가중

복합 변수에 금융시장 불안 가중

입력 2014-10-05 00:00
업데이트 2014-10-05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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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해지는 달러, 약해지는 엔을 마주한 원화 환율이 요동치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불안에 떨고 있다.

가팔랐던 최근 움직임 때문에 숨고르기에 들어갈 수 있지만, 안팎으로 즐비한 주요 이벤트들은 언제든지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본다.

환율 흐름을 보면 원·달러 환율(종가) 월평균은 6월 1,018.70원까지 떨어졌다가 7월 1,020.60원, 8월 1,024.61원 등으로 조금씩 오르다가 9월에 1,035.80원까지 오르며 방향을 분명히 했다. 특히 지난주엔 급등세를 보이며 1,060원선에 진입했다.

원·엔 환율은 지속적으로 하락세다. 100엔당 7월 평균 1,003.66원에서 8월 995.03원, 9월 963.16원으로 떨어졌다. 작년 9월 1,092.43원. 2년 전의 1,437.76원과 비교하면 낙폭이 어느 정도인지 실감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시장 분위기는 확 바뀌었다.

지난 7월 말 2,100 고지를 향해 달리던 코스피시장은 환율 변수에 노출되자 힘을 잃었다. 이달 들어 급락세를 보이며 지난 2일에는 1,970선까지 밀려났다.

엔저 심화가 수출 대형주에 악재로 작용한데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코스피시장에서 ‘팔자’를 외친 결과다. 외국인은 지난 4~8월에 5개월 연속 순매수 행진을 하다가 9월에 6천224억원 어치를 팔아치우며 순매도로 돌아섰다.

여기엔 외국인과 환율, 증시 사이의 역학관계가 작용한다. 외국인은 환율의 방향성이 아래쪽일 때 국내 주식을 사면 환차익까지 덤으로 누릴 수 있지만 상승세일 때 투자한다면 환위험에 노출될 수 있어서다.

게다가 외국인이 주식을 팔아치우고 매각대금을 달러로 환전하는 과정은 환율 상승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주식 순매수 흐름 때는 그 반대 결과를 낳는다.

문제는 이런 흐름의 지속 가능성에 있다.

최근 환율 움직임이 국가별 경기 회복 속도의 차이가 통화정책 방향을 엇갈리게 만든 결과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경기 회복세에 따라 지난 1월부터 시작한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이달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3차 양적완화가 이달에 끝난다는 얘기다. 반면에 유로존은 경기 회복세 둔화와 디플레이션 우려에 따라 돈 풀기에 나섰고, 일본 역시 물가상승률 2% 달성을 위해 추가 양적완화를 저울질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엔화 환율은 지난 1일 장중에 달러당 110엔 선을 뚫고 올라갔고 이는 원·달러 환율도 밀어올렸다.

앞으로도 정책방향이 구체화되는 계기마다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공산이 크다. 민경섭 현대증권 연구원은 “10월에는 각국의 통화정책 변화가 예상되고 있어 환율 변동의 먹구름이 드리워져 있다”고 말했다.

선성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5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28~29일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이 주목할 만한 이벤트”라고 말했다.

이번 금통위에선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릴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채권시장 에선 이런 관측에 따라 연일 금리가 하락하고 있다.

FOMC에서는 내년 중반으로 예상되는 기준금리의 인상시기에 대한 언급이 최대 관심사다. ‘상당기간 초저금리’를 유지한다는 기존의 문구에 변화가 생길 경우 조기 금리 인상에 대한 관측을 부풀리면서 금융시장이 출렁일 수 있다.

아울러 지정학적 리스크도 변동성 확대요인이다. 일반적으로 지정학적 위험은 안전자산인 달러에 대한 선호도를 높일 때가 많기 때문이다.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세력 탓에 중동 정세가 불안한데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서방과 러시아간 제재공방에 따른 불확실성도 여전하다. 여기에 홍콩 민주화 시위까지 가세한 상황이어서 금융시장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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