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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부동산시장> 불안한 임차인들 “전세없어 집 샀어요”

<가을 부동산시장> 불안한 임차인들 “전세없어 집 샀어요”

입력 2015-09-29 10:29
업데이트 2015-09-29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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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시장 전세 품귀 지속에 매매 전환 이어져

내년 초 결혼을 앞둔 회사원 김모(36)씨는 신접살림을 차릴 전셋집을 찾아 헤매다 고민 끝에 최근 서대문구의 한 소형 아파트를 사기로 했다.

결혼까지는 아직 여러 달 남았지만, 주위에선 다들 전셋집이 없다고 아우성이고 추석연휴 이후 본격적인 가을 성수기로 접어들면 집값도 더 오를 것이라는 얘기에 대출을 받아 서둘러 계약을 해버렸다.

김씨는 “혹시나 하고 공인중개사무소를 돌아다녔지만 역시 전세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었다”며 “전셋집 구하기는 글렀고 연말까지 집값이 오른다는 말에 대출을 끼고 덜컥 집을 샀는데 잘한 것인지 지금도 걱정”이라고 말했다.

전셋값이 지난 여름에 이어 추석연휴가 낀 이달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본격적인 이사 수요가 움직이는 추석 이후의 가을 전세난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대로라면 이사철에다 결혼 시즌까지 겹쳐 갈 곳 없는 전세 난민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준전세로 전환하거나 대출부담을 안고서라도 내 집 장만에 나서야 할 분위기다.

계속된 전세난에 매매전환 수요가 꾸준히 늘면서 매매가격도 동반 상승세를 이어가는 모양새다.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 아파트 전용면적 59.98㎡의 전세가는 이달 현재 2억5천만∼2억7천만원 수준으로, 한 달 전보다 500만∼1천만원 정도 올랐다.

이 아파트의 같은 평형대 매매가는 7∼8월 3억∼3억1천만원 수준이었으나 9월로 들어서면서 3억1천만∼3억2천만원에 거래돼 1천만원 상승했다.

미아동 삼양공인 조정상 대표는 “전세 물건은 없고 전셋값은 계속 올라 소형은 지난달보다 평균 500만∼1천만원 상승했다”며 “예년에는 추석연휴 전후 열흘에서 보름 정도는 조용한 편인데 올해는 전세·매매 모두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삼양공인의 경우 추석 연휴 직전까지도 하루 평균 매매 관련 문의는 5∼6건, 전세 문의는 1∼2건 정도로 전달과 다름 없이 문의가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조 대표는 “전세 물건이 거의 없어서 그런지 소형 평형은 가을에 결혼을 앞둔 예비 신혼부부가 일찌감치 문의를 많이 했고 어쩌다 나오면 바로 계약을 해버리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강남권에도 전세 물건이 부족한 곳이 많다.

송파구 가락삼익맨숀 전용면적 102㎡ 전세는 7∼8월 4억2천만원에 거래됐으나 9월에 들어서면서 4억3천만원으로 한 달 새 1천만원 올랐다.

매매 시세는 지난달 20일까지 6억∼6억2천만원이었는데 추석 밑이던 최근에는 6억2천만∼6억4천만원으로 한 달 만에 2천만원가량 올랐다.

송파구 삼익공인의 성낙곤 대표는 “전세 물건은 지금도 워낙 귀해서 추석 연휴 이후에도 계속 오를 것 같고 매매시장은 소폭이더라도 내년 상반기까지 오름세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용산구 한강로의 주상복합 아파트 용산 벽산메가트리움은 추석 직전까지도 전세 물건은 찾아보기 어려웠고 어쩌다 나오면 이내 계약이 이뤄졌다고 한다.

용산구 한강로아이빌공인 최태훈 대표는 “전세 물건이 워낙 없다 보니 가을에 결혼할 예비 신혼부부들도 물건이 나오면 미리 계약을 하고 잔금까지 치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보통 추석 전에는 시장에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는데 미국 금리가 동결 분위기로 가면서 전세·매매 문의가 많다”며 “아무래도 올해까지는 이런 분위기가 계속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에선 전세·매매 상승세가 올 가을을 지나 내년까지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 센터장은 “재건축 이주 수요는 줄줄이 대기 중이고, 올해 분양물량이 많았지만 입주물량이 증가하는 시점은 2017년은 돼야 한다”며 “내년까진 수도권 전세시장이 계속 불안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함 센터장은 “집을 사려는 수요는 연말까진 계속 유입될 것 같지만 이미 가격이 많이 올라 저가매수의 이점이 많이 사라졌다”며 “대출을 많아 받아 지금 집을 사는 것은 수요자에게 실익이 없을 수 있으니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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